작년 신의료 기술로 정부 승인 받아…CD 감염증 치유 효과 기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용해 장염을 치료하는 ‘대변이식’이 항생제를 대체할 치료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대변이식은 항생제 투약이 어려운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리(CD) 감염증’ 등의 환자가 효과를 볼 수 있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항생제 복용 후 장내에서 균이 증가해 독소를 생산하며 설사 등을 유발하는 장 질환이다.

6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 자신의 대변을 다른 사람에게 이식해주기 위한 대변은행이 등장했다.

대변은행은 혈액은행, 정자은행과 마찬가지로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대변을 기증 받아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을 추출, 분석한다. 이 미생물은 대변이식술, 미생물 캡슐 등을 통해 장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의 치료에 활용된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 감염증’ 환자의 10%는 진단 뒤 1개월 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될 만큼 심각한 질환이다.미국은 2012년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 감염증 치료를 위한 대변 공급을 위해 대변은행 ‘오픈바이옴’을 설립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에모리대학교 병원을 비롯한 대학병원들은 환자들을 위해 독자적인 대변은행을 설립하는 추세다.

‘오픈바이옴’은 기증자들을 대상으로 감염증 및 대사증후군, 자가면역질환, 소화기질환 등의 만성질환에 대한 혈액, 대변 검사를 실시한다.

기증받은 대변은 분쇄, 살균, 여과를 거친 다음 냉동 처리돼 장기 보관된다. 오픈바이옴은 캡슐 형태의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이식 의약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네덜란드도 2014년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 의료센터가 인간 배설물을 보관하고 연구, 분양해 주는 배설물 기중은행(NDFB)를 개설했다. 장내 유익균이 감소하거나 기능이 떨어져 고통 받는 만성 장내 감염증 환자들에게 ‘건강한 장내 유익균’ 이식하고 장내 감염증 치료법과 의약품 개발 연구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최근에는 국내에도 아시아 최초 대변은행이 문을 열었다. 대변이식술은 미국·캐나다·유럽 등에서는 공인된 치료법이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 신의료기술로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프로바이오틱스 전문기업 바이오일레븐이 운영하는 기업부설연구소 김석진좋은균연구소는 지난 6월 대변은행 ‘골드 바이옴’을 설립했다.

김석진좋은균연구소는 201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장내세균분석(GMA) 서비스를 도입한 후 1천여명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분석 경험을 바탕으로 대변은행을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변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대변이이식을 하려면 본인이 직접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구해와야 해 대변이식술을 시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대변은행이 국내에 도입돼 항생제 내성이 있는 만성 장 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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