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착한 에너지와 생명의 바람개비

▲ 참가자들이 만든 바람개비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어린이 참가자가 자전거발전기를 돌려 토마토주스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 내린 폭우로 인한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인데, 이젠 엄청난 폭염이 찾아왔다. 폭우가 오기 직전까지는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상반기 지속됐던 가뭄으로 인해 농작물은 물론 숲의 나무마저 고사하고 있었다. 자연재해의 사례를 돌아가며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하지만 기상이변과 기후변화의 초기현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완화와 적응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문제의 근원인 지구온난화는 결국 에너지 문제로 귀결된다. 인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즉 에너지의 활용을 끊임없이 확대해 왔다. 산업과 생활에 에너지를 이용함으로써 문명을 발달시키고 편리를 누려왔다. 물론 에너지는 형태가 변할 뿐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열에너지의 형태로 전환된 에너지는 다른 에너지의 형태로 전부 복원되지는 않는다.

결국 인류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지구상의 열에너지는 증가되어 왔다. 지구는 더워지고 바닷물의 증발양은 늘어나고 기후변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를 얼마나 아껴서 사용할 것인가? 어떤 에너지를 사용할 것인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에너지의 절약과 전환이 불가피한 것이다.

폭염과 함께 여름휴가가 본격화된 지난 주말 생명문화체험마당 ‘자연아 놀자’는 예외 없이 진행됐다. 공교롭게도 주제는 ‘착한 에너지와 생명의 바람개비’다.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휴가철이기 때문인지 다른 때와 달리 신청을 해 놓고 참여하지 않은 가족이 꽤 있다.

우선 간단한 설명과 동영상 시청을 통해 재생에너지에 대하여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는 대부분 화석연료와 핵 발전에 의존해 왔다. 석탄과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온실가스를 증가시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됐다. 새정부 들어 대표적인 논란거리로 부각되고 있는 핵 발전은 방사능을 유발시킨다.

연료도 한정되어 있지만 방사성폐기물의 안정적인 처리방안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결국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깨끗한 에너지, 순환 가능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이 절실하다. 재생에너지로는 태양광, 태양열, 풍력, 지열에너지 등이 있다.

이들은 용량이 제한되지 않고 위해성도 적다.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환경센터는 에너지 자립 건축물이다. 18.75㎾의 태양광발전과 143.4㎾의 지열냉난방시스템이 도입되어 있다. 지열시스템은 냉난방의 2/3를 해결해 준다. 또한 지열공급관과 순환펌프, 히트펌프를 직접 관찰하며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개방되어 있다.

이제 에너지의 소중함을 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이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태양열조리기로 메추리알 구워먹기다. 허은숙 선생님이 설명과 안내를 맡았다. 태양열조리기의 원리를 이해한다. 쉐플러가 만들었다 하여 쉐플러조리기, 파라볼라안테나를 닮았다 하여 파라볼라조리기라고도 부른다.

돋보기의 원리처럼 커다란 반사판을 이용하여 태양의 열에너지를 모아서 음식을 익히게 된다. 이십여 분 만에 냄비 속 메추리알이 모두 익었다. 온도를 측정해 봤다. 50도를 훌쩍 넘어 온도계 눈금의 한계로 인해 측정불가였다. 태양열조리기로 구운 메추리알은 참 맛있었다. 냄비에 가득했던 메추리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자전거발전기로 선풍기를 돌리며 토마토주스 만들어 먹기다. 임지은 선생님이 이끌어준다. 세워놓은 자전거를 공회전하듯 페달을 돌리면 바퀴에 연결된 코일을 통해 전기가 발생한다.

계측기가 있어 다리 힘이 얼마나 센지, 몇 볼트의 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콘센트에 플러그를 꼽으면 선풍이도 돌고 믹서기도 돈다. 아이들과 엄마, 아빠는 자신이 직접 생산한 전기를 이용하여 토마토주스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 마시는 주스 한 잔이 무더위를 날려 보내준다.

세 번째 프로그램은 생명의 바람개비 만들기다. 풍력에너지의 원리를 배워보기 위한 것이다. 설명은 조희숙 선생님이 맡았다.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호기심으로, 어른들은 어릴 적의 동심과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자신이 원하는 색깔의 색종이를 골라 그리고 오리고 붙여가며 저마다 자신의 바람개비를 만든다.

늘 그렇듯 체험프로그램을 마친 후 김은선 사무처장이 소감을 묻는다. 평들이 쏟아진다. 직접 전기를 만들어 보니 신기했다, 덥고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에너지의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등 가족들은 다함께 에코콤플렉스 현관으로 모였다.

특별히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배송된 전시용 바람개비 조형물을 함께 부착하기 위해서다. 위치는 문암생태공원으로 통하는 다리의 난간이다.

새롭게 시작한 캠페인 ‘에코콤플렉스에서 불어오는 생명의 바람’의 상징물이다. 에코콤플렉스로부터 생명과 평화의 바람을 확산시켜 가자는 의미다.

카네기의 말처럼,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 소박하게 펼치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생명문화체험마당의 취지와도 같다.

쓰레기를 품었던 문암마을로, 볍씨마을의 소로천으로, 미호종개의 발견지로, 시민들의 마음속으로 생명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중한 가치가 생명문화도시 청주 전역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한다.

마지막 구호를 외치며 행사를 마무리한다. “자연아 놀자~ 에너지야 고마워~.”

염우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관장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