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조직의 관리상 중요한 지위에 있는 사람은 하루 종일 몰려드는 일에 파묻히기 마련이다. 이를 적절히 처리하고 정확하게 판단하지 않으면 조직의 경영은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아랫사람이 아무리 열성을 다해 능률을 올리려고 안간힘을 다해도 문제점들이 상사의 책상에서 낮잠을 자 귀중한 시간이 낭비되면 경영의 발전은 저해되며 아랫사람은 의욕을 잃어버리고 말게 되는 것이다.

또한 상사가 중요한 것은 뒤로 미뤄 놓고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잔소리를 하거나 부하에게 맡기면 될 것을 자기가 움켜쥐고 있어서는 아랫사람들의 의욕은 말이 아니게 되고 바보 취급에 저항을 느끼게 된다.

대개의 경우 하찮은 일까지 일일이 상사에게 상담하러 오거나 아무것도 아닌 문제인데도 결재서류가 돌아오거나 회의에서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부하에게 권한을 위양하지 아니했기 때문이다.

아랫사람에게 맡기는 양이 적을수록 상사는 괴로울 수밖에 없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위양을 잘 한다는 것은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이며 이 경우 무엇을 맡길 것인가 하는 중요 순위에 대한 판단력이 그 매니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중요한 것은 맡겨서는 안 되며 거꾸로 하찮은 일을 잔뜩 안고 있는 것은 우매한 짓이다.

학교 유리창을 열심히 닦는 교장 선생이 있고 자기가 직접 기계를 돌리는 사장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어디까지나 시범을 보인다는데 그 의미가 있는 것이며 정도가 지나치면 우스운 몰골이 된다.

이 선별(選別)이야 말로 리더가 된 자의 싹을 짐작하게 하는 중요한 과제다. 일이란 하면 할수록 점점 불어난다. 때문에 지위가 높아지고 관리의 규모가 커질수록 자기가 하지 않으면 안 될 일과 맡겨도 될 일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부터 손을 대야 좋을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자기가 처리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지면 상당히 유능한 사람이라도 어찌할 바 몰라질 때가 있는 것이다.

이럴 때 기억해 둬야 할 명언이 있다. 그것은 “문제는 산더미처럼 많지만 정작 세 가지 밖에는 없다”는 말이다. 일견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의미는 이렇다. 문제가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사람이란 한 번에 한 가지 일 밖에 판단하고 결단할 수 없다. 따라서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하느냐가 문제 된다. 문제를 그 중요도에 따라 순서를 매기고 가장 중요한 것부터 우선적으로 처리하라.

아무리 문제가 많다고 하더라도 우선 중요한 세 가지만을 골라 거기에 전력을 집중해서 판단하고 처리해 간다. 그래서 그 세 가지 문제가 처리되면 다음의 세 가지 문제로 옮겨 가라는 의미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문제가 많다고 하더라도 당황함이 없이 처리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