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규 괴산북중학교 교사

아이들이 입시경쟁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쉼 없이 뛰다가 지쳐 쓰러져가는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지역사회 교육문화운동 활동가들이 모여 결의를 모은 지 3년이 되어 간다. 특히 2015년 9월에 전북 완주군 삼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벌인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과 ‘고산향교육공동체’ 이야기를 들으며 괴산에도 교육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 이에 따라 교사, 학부모, 마을교육문화 활동가들이 모여 ‘행복교육괴산어울림’을 발족해 ‘마을교육자원지도’ 제작, ‘숲길 인문학 프로그램’과 ‘청소년 연극단’ 운영을 했다. 그리고 교사들은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는 수업모델을 만들기 위해 마을의 체험처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이런 지역사회의 노력과 괴산군청-교육지원청의 지지가 밑거름이 되어 ‘충북행복교육지구’에 선정됐다.

교육장, 군수대행, 군의원, 학교장님들의 지지와 성원이 이어진 것은 이미 ‘초고령화사회’가 되어버린 괴산군이 인구절벽으로 인하여 10년 이내에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한 때문이었다. 우리 고장의 청소년과 학생들이 고향에 대한 애정, 자부심, 진로예감을 갖지 못한다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에 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 하였다. 이런 고민과 지역사회의 열정이 바탕이 되어 예산이 배정되기도 전인 2월에 의정부시에 있는 ‘꿈이룸 배움터’를 탐방하고 괴산지역에 가장 필요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괴산지역 학생이 삶의 주체로 되기 위해서는 의정부시처럼 청소년위원회가 우선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행복교육괴산어울림 청소년위원회’라는 학교연합 청소년 동아리부터 조직하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꿈이 무엇인지 서로 묻고 토론하기를 두어 달 동안 진행한 끝에 10개의 동아리를 만들었다. 최초에 한 명이 신청한 ‘역사탐방 동아리’가 이제 여섯 명이 되었고, 열 명으로 시작한 밴드동아리는 첫 날부터 드럼과 기타를 연주했다. 교통편이 제공되지 않은 경우에는 마을교사가 승용차로 집마다 데려다주는 친절함을 베풀어주셨다. 신명이 나기 시작한 청소년 학생들의 활력으로 괴산행복교육지구의 밑그림이 현실로 실현되자 학교와 마을교사, 활동가들이 더욱 큰 열성을 발휘했다.

교육지원청-지역사회-괴산군청과 소통을 위한 워크숍을 수차례 진행하면서 “마을과 학교가 협력하는 행복교육으로 마을공동체를 되살리고 싶다”는 공통된 소망을 확인했고 교사와 마을학교 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괴산지역 마을탐방과 프로그램 개발 모임을 수차례 진행했다. 풀뿌리의 힘을 모아서 가는 방식이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방향만은 결코 잘못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에 괴산군행복교육지구는 이 방식을 고집할 것이다. 아울러서 이렇게 해야 시대정신인 ‘일상의 민주주의’와 ‘청(소)년을 주체로 세우기’를 실현하면서 행복교육지구의 운영원칙인 ‘민관협치’의 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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