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비록 같은 세대는 아니었지만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를 참 감명 깊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 영화 속 대사 중 주인공 황정민이 극중 부인으로 나오는 김윤진에게 자신이 먹고 살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하는 이유와 관련해 그 고생이 자신의 자식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원하는 마음에서 그러하다는 독백이 나옵니다.

왜 갑자기 그런 얘기를 할까요? 오늘은 위와 같은 마음 즉 희생을 바탕으로 한 관용이 우리 후배들을 위한 병역의 문제에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점을 얘기해봤으면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다양한 분야의 개혁이 시도되고 있고 국방의 영역 또한 예외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벌써 의무복무기간의 단축문제, 장병의 월급인상 문제, 대체복무제 도입 등 구체적인 여러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모두 대한민국의 특수성으로 인해서 의무적으로 병역을 이행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좀 더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위와 같은 논의가 시작되자 거센 반대의견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충분한 찬반논의는 반드시 거쳐야 할 부분이라는 점에서 반대의견이 존재하는 것 자체는 절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유독 병역문제와 관련해서는 소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사실 대체복무제, 복무기간 단축, 월급인상 등의 문제는 새로운 것이 아닌 오래 전부터 마치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모른 척 지나갈 수밖에 없었던 병역개선의 주제들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이처럼 많은 병역시스템의 개선에 관련된 주제들이 차마 얘기할 수 없는 영역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우리가 같이 고생한 만큼 똑같이 고생해야 한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여기에 덮어놓고 안보라는 거창한 미명 아래 그 구체적인 영향을 따져볼 것 없이 안 된다는 결론으로 포장한 국방의 정책결정자들이 합세한 시너지로 인해서 반대의 대상일 뿐 논의의 대상의 지위를 얻지 못하였던 것은 아닐까요?

짧은 생각이지만 이미 병역을 이행한 세대들이 좀 더 관용적으로 비록 우리는 고생했지만 다음의 세대들은 좀 더 나은 병역의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종교적 신념으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청년들에게 획일적으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기 보다는 병역 이행에 상응하는 정도의 복무 제도를 만들어 주고, 대한민국의 남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생의 황금기에 병역을 이행할 수 없는 청년들이 필요 최소한의 복무기간을 설정해 주는 노력을 하고, 애국페이가 아닌 적어도 필요 최소한의 보수를 보장해 줄 수 있는 대승적 결단을 본격적으로 논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지금 현 세대 또한 많은 고생을 한 것은 사실이나 어찌 보면 과거 세대의 희생으로 좀 더 나은 환경에 있을 수 있었고, 다음 세대에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해 현 세대의 노력이 평가절하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번에야 말로 실질적인 논의를 통해 좀 더 나은 시스템을 마련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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