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심리학자 알프레드 애들러(Alfred Adler)는 “게으른 아이는 그네 아래 그물을 치고 그네 놀이를 하는 것과 같다. 떨어지더라도 다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쓰고 있다. 즉 게으른 아이들은 자기의 입장을 비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게으른 태도를 취하는 것이며 “게으르지만 않다면 못할 것이 없다”고 외관상(外觀上)의 무능력과 실행력의 부족을 게으름에다 핑계대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관찰이다. 그러나 이것은 비단 아이들에만 한하는 것이 아니다. 게으른 어른도 마찬가지고 게으르지 않다 하더라도 일에 당면하면 언제나 그네 아래 그물을 치려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그네 아래 그물을 치려는 사람은 실패하는 율이 높다.

이런 사나이가 있다. 독립해서 점포를 차려놓고도 자기는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점원에게 맡긴다. 같은 계통이므로 매입에 유리하리라는 계산도 있겠지만 그러나 보다 중요한 원인은 실패해도 다치지 않으려는 배려 때문이 아니겠는가. 결국 그는 사업에 실패했고 많은 부채를 짊어진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성공자들은 결코 그물을 치지 않는다. 전력을 투입하고 그 승부에 자기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이다.

“경영의 신”이라 추앙받고 있는 일본의 마츠시타 고노스케도 그런 사람이다. 1927년 금융공항이 한창일 때 그는 사운을 걸고 내셔널 램프를 선전했다. 이때 그는 거래처인 전지회사 사장을 찾아가 “전지 1만개를 그저 좀 밀어주십시오”하고 사정한다. 마츠시타의 계획은 1만개의 램프를 무상(無償)으로 시장에 뿌리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램프는 전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1만개의 전지를 무료로 달라는 것이었다. “이 계획은 절대로 들어맞습니다. 올해 안에 20만개의 전지를 팔아 보이겠습니다. 20만개를 팔면 1만개를 보너스로 주십시오. 그 보너스 1만개를 먼저 받아 램프에 넣어 뿌리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보너스를 받아 이를 선전용으로 쓰겠다는 것은 얼마나 유니크한 발상(發想)인가. 결국 그는 1만개를 거저 얻는다. 램프의 성능이 좋았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겠지만 역시 마츠시타의 사운(社運)을 건 그 기백과 정열이 성과를 거둔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램프의 주문이 쇄도해 전지 판매도 약속한 20만개의 배가 넘는 40여만개를 팔고 있다. 무슨 일이건, 일을 하면서 그물을 쳐서는 안 된다. 실패해도 다치지 않으려고만 생각하면 기력, 집중력은 없어지고 따라서 그 행동력은 반감(反感)되고 말기 때문이다. 무릇 무슨 일을 함에 있어 용기와 희망, 정열과 집중력은 성공의 밑거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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