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문암마을의 숨겨진 숲, 참나무랑 소나무랑

▲ 문암마을 소나무·참나무숲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불에 상처를 입은 상수리나무 할아버지를 어린 참가자들이 힘내라며 보듬어 주고 있다.

‘자연아 놀자’ 여섯 번째 체험마당은 참나무와 소나무를 주제로 잡았다. 참나무의 참(眞)은 보편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나무의 솔(수리)은 으뜸, 즉 나무 중의 으뜸이라는 의미이다. 참나무와 소나무는 둘 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이다. 문암생태공원에선 식재된 소나무(적송)와 스트로브잣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참나무는 없고, 더욱이 오래된 멋진 소나무와 참나무를 볼 수는 없다. 쓰레기매립장 위에 새롭게 조성된 공원이기 때문이다. 조금씩 기력이 복원되고 있는 땅과 그 위에 뿌리 내리며 힘겹게 생존의 노력을 펼치고 있는 ‘못생긴 나무들’의 ‘다시 푸른 숲’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오래된 멋진 나무들의 모습은 과거 ‘쓰레기를 품은 마을’이었던 ‘문암동’의 숨겨진 숲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은 세 가지다. 첫째 소나무와 참나무의 생태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 둘째 자연물을 소재로 한 만들기를 체험하는 것, 셋째 문암마을의 숨겨진 숲과 나무를 찾아보고 바람직한 관리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소나무와 참나무 생태적 특성은 실내에서 동화 구연을 통해 알아볼 것이다. 그런 다음 생태공원과 문암마을로 나가 소나무 관찰학습, 숨겨진 숲 살펴보기, 참나무 관찰학습 등 몇 가지 체험활동을 펼칠 것이다. 돌아와서 도토리 깍지를 활용한 휴대폰 장식물을 만들고 마무리를 할 예정이다. 모둠별 안내는 에코리더 박수현, 김은조, 최계선 선생님이 맡았다. 본격적인 체험활동에 앞서 김은선 사무처장 진행으로 다함께 시작 구호를 외친다.

“참나무야, 소나무야 기다려~”

소나무는 일반적으로 소나무속에 속하는 모든 종을 말하며, 작게는 그 중 한 종(적송)을 가리킨다. 늘푸른 바늘잎이며 주로 큰키나무이지만 떨기나무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소나무(적송), 곰솔(해송), 잣나무, 눈잣나무, 섬잣나무 등 5가지 자생종이 있으며 리기다소나무, 스트로브잣나무 등 외래종도 많이 도입돼 있다.

“소나무 아래에서 태어나 소나무와 더불어 살다가 소나무 그늘에서 죽는다”는 말처럼 우리 민족의 삶은 소나무와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목재 뿐 아니라 꽃, 잎, 줄기, 껍질, 뿌리에 이르기 까지 쓰임새도 아주 다양하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소나무문화라고도 한다.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 먼저 뿌리를 내리는 개척수종이다. 균근 활동을 통해 질소를 고정시킨다. 겨울에도 잎이 푸르기 때문에 충절의 상징으로 여겨 왔다. 자신이 일궜던 비옥한 땅을 결국 참나무들에게 내어주고 물러나는 모습은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 올곧은 선비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내륙지역에서는 땅을 비옥하게 가꿔주고 해안지역에서는 바닷바람을 막아 땅을 지켜주는 모양새다. 소나무(적송)는 잎이 두개씩 모여 나고 줄기가 붉은 빛을 띤다.

스트로브잣나무는 잎이 다섯개씩 모여 나며 솔방울이 유독 길죽하다. 에코가족들은 잎과 열매 등 관찰한 내용을 열심히 기록지에 적어가며 무슨 종류의 소나무인지 찾아낸다. 가지 끝 새순으로부터 마디를 거꾸로 세어가며 나무 나이를 맞춰 보기도 한다.

생태공원 서편 쪽문으로 나와 농로를 따라 십여분 정도 걸으면 충북선 철도건널목이 나온다. 모둠별로 한줄기차를 만들어 칙칙폭폭 함께 건널목을 건넌다. 언덕 위에 오르면 무너질 것 같은 시멘트 건물이 우리는 맞는다. 벽면에 십자가 모양의 부조가 남아있다. 전도관으로 쓰였던 건물인데 숲에 가려져 있는 모습이 꽤 신비롭다. 주변은 오래된 상수리나무 군락이다. 언덕 너머는 문암마을 뒷모습에 닿아 있다. 직경 1.5m가 넘을 듯한 커다란 상수리나무 할아버지가 마을을 굽어보고 서 있다.

언덕으로 다시 올라와 반대쪽으로 향하면 큰 소나무와 한 쌍이 돼버린 사각형의 콘크리트 건물이 서 있다. 마을에 물을 공급하던 급수탱크였다고 한다. 그 옆으로 오래된 도래솔숲이 펼쳐진다.

다 같이 그늘에 앉아 문암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곳은 쓰레기를 품은 마을이다. 문암쓰레기매립장은 청주시 최초의 위생매립장이지만, 다른 곳을 대신해 만들어진 임시매립장이었다. 마을사람들은 매립장이 조성, 운영되고 종료될 때까지 갖가지 갈등과 고충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다. 그 후 쓰레기매립장엔 생태공원이 조성되고 현재 생명문화도시 초록희망의 씨앗을 퍼트리며 재생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마을에 대한 특별한 배려는 없어 보인다. 앞으로의 과제이다.

참나무는 참나무속에 속하는 모든 종을 말하며, 때로는 상수리나무만을 가리킨다. 주로 갈잎 넓은잎이며 큰키나무와 떨기나무도 있고 늘푸른잎을 지닌 종도 있다. 보통 갈참, 졸참, 떡갈, 신갈, 상수리, 굴참나무 등 6가지를 참나무 육형제라 부른다. 주로 땔감이나 숯을 만드는 재료로 쓰이거나 나무질이 단단해 가구재로 쓰였다.

도토리묵은 옛날엔 구황식량으로, 현재는 웰빙음식으로 쓰인다. 소나무와 달리 참나무는 마음껏 잘라 땔감으로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잡목 또는 백성의 나무로 여겨지기도 한다. 들판을 보고 열매를 맺는다는 말이 있다. 흉년이 들면 도토리가 많이 달여 식량으로 대용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마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는 상수리나무이다. 임금님 수랏상에 올렸다는 상수리나무는 대표적인 도토리나무인데, 잎이 길쭉하고 가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토리를 털려는 사람들에게 실컷 두들겨 맞은 탓에 가슴 높이에 큰 옹이를 달고 있다. 이곳은 개미, 노래기, 사슴벌레, 풍뎅이들의 서식처가 되기도 한다.

공원과 마을에서 체험활동을 마친 뒤 에코콤플렉스로 돌아왔다. 양념간장을 뿌린 도토리묵 두세 첨 씩 입에 넣는다. 맛있다. 끝으로 에코리더 선생님들이 미리 준비해 둔 재료들을 가지고 도토리 깍지를 활용한 도토리 모양의 핸드폰고리를 만들어 본다. 나무와 함께 한 오늘의 선물이다.

/염우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관장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