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숙미 청주시 흥덕구 건축과 주무관

지난 2월 1일 자로 청주시 흥덕구 건축과에 첫 발령을 받았다. 석 달이 조금 지난 지금 선배들에게 기본적인 업무처리에서부터 생활하는 노하우까지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일은 다른 부서와 업무 교류가 있을 때이다.

건축 관련 민원이 들어오면 건축법만 확인하고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서 소관 관련 법에 저촉 사항이 없는지 협의를 하는 것이다. 협의 회신이 허가 가능인지 불가인지에 따라 일이 진행된다.

아직은 민원이 들어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서에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아 선배들과 팀장님께 하나하나 물어보며 일을 진행하지만 민원처리가 완료된 이후에 스스로 성취감도 느낀다.

그리고 전체적인 업무의 진행과정을 배우고 어느 부서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알 수 있어 민원을 하나씩 처리할 때마다 배우는 것도 많다.

아직 매일매일 새로운 민원을 마주할 때면 마음이 조급해지지만 지금 당장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주어진 업무를 열심히 배워 잘 해결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지금의 목표이다.

현재까지 배우는 업무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민원 전화 응대이다. 특히 건축 민원이 증가하는 요즘은 사무실에 전화가 끊이질 않는다. 사실 필자는 임용 받기 몇 달 전만 하더라도 부서에 이렇게 다양한 민원이 들어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건축물 인허가 업무부터 대장 관리, 불법 건축물, 그리고 행정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업무까지 매우 다양한 민원이 있다.

목소리만으로 설명하고 소통하기도 어렵고, 각자의 이해관계가 금전적인 문제들과 관련돼 있다 보니 적법한 기준에 맞춰 업무를 진행해도 모두가 만족할 결과를 만들어내기는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려운 점은 민원인 응대 시 공무원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는 것이다.

때로 민원 응대 시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아는 사람은 잘해주지 않냐, 불평등하게 처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다.

이는 과거 부당하게 민원처리했던 소수의 공무원 때문에 시민들이 모든 공무원들이 그러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도 공직에 입문하기 전 공무원들이 잘했다는 뉴스보다는 잘못했다는 기사가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공직자로서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의 5대 의무인 성실 의무, 복종 의무, 친절 공정 의무, 비밀 엄수 의무, 청렴 의무, 품위 유지 의무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청렴의 의무가 가장 중요하다.

청렴의 의무란 직무와 관련해 직접 또는 간접을 불문하고 사례·증여 또는 향응을 수수할 수 없으며, 직무상의 관계 여하를 불문하고 그 소속 상관에게 증여하거나 소속 공무원으로부터 증여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청렴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 가까이 두고 생활화해야 하는 기본 덕목이다. 어떤 행동의 문제이기보다도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청렴을 고민하며 공직생활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시민에게 신뢰받는 직업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필자도 지금 갖고 있는 초심을 공직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잃지 않기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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