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아 청주시립도서관

모든 사람에게는 이름이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 그 아이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담는다. 그리고 한번 지어진 이름은 개명을 하지 않는 이상 평생 동안 불리게 된다. 이처럼 이름을 짓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귀한 일이다.

하지만 이름 때문에 곤혹을 치르는 일도 있다. 주변 지인 중에 ‘미숙’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름을 바꾸고 싶어 했다. 옛날이름 같다고 촌스럽다고 놀림을 받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28년을 정들었던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 ‘보결’로 바꿨다. 이제 이름 얘기할 때도 당당하고 왠지 세련된 이름이라고 한결 얼굴이 가벼워졌다.

‘이름’에 대한 곤혹은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에서도 이뤄진다. 금천동에 도서관을 짓는다는데 우리 동도 도서관 지어달라는 민원이다. 위치를 보면 금천동과 바로 인접해있는 동이다. 가칭이지만 ‘금천도서관’이라고 흔히 부르니 옆 동에 있는 주민들은 소외되고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지역 명칭으로 도서관 이름을 지으면 듣고 어디에 있는 도서관이구나라고 바로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지역사람들에게 불평등의 이미지를 줄 수도 있을 듯하다.

그래서 당초 계획은 준공 바로 전에 공모를 해 도서관 명칭을 변경하려 했지만 시민들의 지역 간 갈등을 하루빨리 해결하고자 금천·가경지역도서관 및 문화센터의 명칭을 공모하게 됐다.

기존에는 단순히 지역의 이름을 따서 도서관 이름을 지었지만 이번에는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반영하고 더욱 많은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징성이 담겨있는 이름을 짓고자 한다.

지난 3월 31일부터 응모신청서를 받아보니 다양한 의견들과 참신한 생각들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왔다.

이 과정을 통해 지어지는 도서관 이름은 현재에도 큰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후대에도 남겨지게 되는 매우 중요하고 귀한 일이다. 이번 도서관 명칭 공모를 통해 시민들이 도서관에 얼마나 관심이 많이 있는지 느끼게 됐다.

청주시민뿐만 아니라 누구나 적극적으로 참여해 다양한 소통이 이뤄지고 새롭게 지어지는 도서관에 대한 기대와 소망의 메시지를 느낀다. 하나의 점과 선들이 모여 글씨가 되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여 소통의 연결고리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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