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성지주일 미사 집전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과 십자가 처형, 부활 등이 이루어진 일주일을 가리키는 성주간(Holy Week)를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할 당시 왕으로서 추앙을 받던 영광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가 감내해야 했던 고통과 죽음을 함께 묵상하자고 말했다.

가톨릭뉴스에이전시(CNA)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9일(현지시간) 성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성지주일 미사를 통해 성 주간 동안 우리 가운데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광장에 세워져 있는 오벨리스크의 성지가지를 축복하는 것으로 이날 미사를 시작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주님은 우리가 당신의 그림이나 사진, 인터넷에 떠도는 비디오 등을 통해서만 묵상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예수는 그보다는 당신처럼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우리 형제자매들 가운데 임하신다. 우리 형제자매들이 노예노동과 가족의 비극, 질병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많은 사람들이 전쟁과 테러리즘, 언제라도 공격을 할 수 있는 무장과 채비가 되어 있는 이해관계 등으로부터 고통을 받고 있다. 여성과 남성이 가릴 것 없이 사기를 당하고, 존엄성을 침해 받고, 버림을 받는다”라고 개탄했다.

이날 교황의 강론은 최소 45명의 사망자와 140여 명의 부상자를 낸 이집트 콥트교회 두 곳의 연쇄 폭탄테러 직후 이루어진 것이다.

교황은 “예수는 (콥트교회에서 희생된) 그들 한 명 한 명 안에 임하신다. 주님은 그들의 부서진 형체와 깨어진 목소리 안에 임하신다. 예수는 우리에게 그런 자신을 눈으로 바라보고, 알아봐 주고, 사랑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형제자매들 안에 임하신 주님은 다른 어떤 예수가 아니다. 그분은 바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드는 인파의 환영 속에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신 예수와 똑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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