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창호 청주시 하수정책과 하수계획팀장

도시는 인구 집중에 따라 에너지와 물질도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들 시설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단일 건물의 피해를 넘어 지역 전체로 화재가 확산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

실제로 1994년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에서 발생한 도시가스 중간공급기지 화재사건으로 시설 주변의 약 1ha 범위에 있는 주택들이 모두 타 사망 12명, 부상 65명, 이재민 600여명이 발생되는 피해가 있었다.

당시 이 시설과 주택가 사이에는 특별한 완충공간이 없어 피해가 크게 확산됐다.

비슷한 사례로 1998년 경기도 부천시에서 발생한 LPG충전소 폭발사고는 아현동과 같은 가스 폭발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충전소 및 인근 지역 일부만 화재피해를 입었고 부상자 발생 83명 대부분은 주변에서 화재구경을 하던 사람들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것은 충전소 인근에 시설녹지가 조성돼 있어 화재가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아줬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도시숲은 도시에서 발생하는 대형 화재가 인근으로 확산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도시숲이 가지는 도시화재 방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폭의 숲 조성과 구성수종을 은행나무, 잎갈나무, 고로쇠 등과 같이 내화력이 강한 수종을 식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 화재, 지진 등과 같은 큰 피해가 발생할 경우 건축물이나 고가도로 등의 시설물이 입지한 시가화 구간은 추가적인 붕괴 위험으로 인해 시민들의 접근이 금지되므로 안전한 대피장소가 되지 못한다. 이때 공원과 같은 도시숲 등은 안전한 대피장소가 될 뿐만 아니라 이재민을 수용하기 위한 중요한 장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도시숲은 수목이 우거진 지역뿐만 아니라 이재민 수용 등의 측면에서 각종 옥외활동이 가능한 개방된 지역을 일부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주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진의 위험은 덜한 지역이지만 도시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재난을 고려할 때 도시숲이 가지고 있는 재난방지 및 대피장소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도시숲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이재민을 수용하는 역할을 위해서는 대형 공원을 조성할 때 도시시민들이 안전하게 대피장소로 피할 수 있는 대피 유도로로서 선적으로 조성된 선형녹지, 가로수길, 녹도 등을 조성해 평소에는 쾌적한 보도로서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유사 시에는 일시적인 대피장소 및 안전한 대피유도로가 될 수 있도록 도시녹지체계 계획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 살고 있어서 대형 재난에 취약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도시숲이 가진 재난방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숲이 가지는 도시의 대형 화재 확산을 저지하는 방재적 기능과, 지진과 같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이재민의 수용과 안전 대피장소로서의 기능의 가치는 매우 중요하고 재난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은 도시숲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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