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희 청주시 흥덕구 봉명2송정동장

따뜻한 날씨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은 한겨울 한파가 휘몰아치더니 봉명2동 백봉산 자락의 양지바른 곳에는 어느덧 개나리가 작은 꽃 몽우리를 키우며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필자는 행정의 최 일선에서 주민들과 소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동 주민센터에서는 민원서류발급은 기본업무이지만 분리수거와 재활용 우유팩 모으기, 폐형광등 모으기 등을 통해 깨끗한 마을 만들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 직능단체원들이 자발적으로 대청소의 날을 지정해 참여하기도 하고, 통장님들은 매월 2회 청소를 한다. 하지만 분리수거는커녕 집 앞에다 쌓아놓는 생활쓰레기며, 아직도 쓸 만한 책상과 의자는 치우는 이의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봉명2송정동에서는 시정의 이해와 자원의 생산과 처리 등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직능단체원들을 대상으로 시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하수도와 쓰레기소각처리장 등 시에서 운영하는 사업장 견학에 나섰다.

지난 2월 27일 제1진으로 봉명2송정동 통장님들 36명이 견학을 다녀왔다. 먼저 휴암동에 위치한 쓰레기 소각장에서는 시민들이 분리수거한 타는 쓰레기 소각처리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그동안 청소를 하면서 수없이 봐왔던 작은 소파, 의자 등이 이곳 불구덩이에서 한줌의 재로 남겨지는 것이다, 불의 온도가 900도에 달하며, 여기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푸르미 체육시설인 수영장을 운영한다.

2호기에서 나온 에너지는 되팔아 100억여원의 세외수입이 발생한다는 설명이 있을 때는 곳곳에서 작은 탄성이 인다.

소각로 내부도 볼 수 있었고, 불연성 쇠붙이를 자력으로 분리하는 과정을 모니터를 통해 보면서 그동안 아이도 운동에 앞장섰던 통장님들이기에 여기저기서 쓰레기분리수거의 중요성을 말한다.

필자는 오래전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한권의 책이 생각났다. 어린아이에게는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확하게 가르치면서 정작 어른이 돼서는 정확히 해야 할 쓰레기 분리배출조차도 소홀히 하는 어른들의 행동이 안타깝다.

청주시민들이 버리는 하수를 처리하는 곳에서는 오폐수가 처리장으로 들어오면서 풍기는 역한 냄새에 일부 통장님들은 코를 움켜쥐기도 했다. 그러나 그 하수를 정수로 바꿔서 하천에 방류하는 시설을 보면서는 환경의 중요성을 말한다. 하수를 처리하는데 만만찮은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는 설명에는 버리는 것에도 신중하고 자원을 절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이곳에서는 정수가 하수가 되고 또 하수가 정수가 되는 자원의 순환이라는 것을 알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지지난해 단수사태라는 홍역을 치룬 곳이지만 어디에도 그러한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이 평화롭다.

그동안 시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거듭나게 된 상수도 사업본부는 우리일행에게 수돗물을 ‘믿고 마시는 물’이라는 신뢰를 주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수돗물을 끓여서 먹거나, 먹는 물은 별도의 정수기를 설치해야 믿음이 갔다.

그러나 이곳을 견학하고는 많은 통장님들이 이러한 편견을 깼다.

대청호의 물이 착수정에 도착, 응집시설을 거처 침전지로 또 이곳에서 여과시설을 거친 수돗물이 가정으로 배달될 때까지 거치는 각종시험과 철저한 검사를 통해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다소의 소독약 냄새가 나는 것이 정상이라는 담당자의 설명에는 모두가 잘못 알게 된 수돗물의 상식에서 벗어났다. 통장님들에게 수도꼭지에서 받은 물은 그대로 마셔도 된다는 믿음을 얻은 하루였다.

비록 몇 개소 안 되는 현장 견학이었지만 통장님들의 진심어린 작은 탄성을 보았다.

청주시의 소통행정의 면면도 보여 주었다. 자원의 순환 고리의 한 지점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 우리는 나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이날의 견학으로 얻은 교훈이 많은 주민들에게 전파되기를 기대한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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