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 아산 송곡초 영양교사

최근 TV를 보면 각종 요리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맛을 음미하고 평가하는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암 등 각종 질병을 치료한다는 식재료, 대박 음식점의 비결에 관한 사례 등 시청자에게 자극적인 소재 또한 넘쳐난다.

이런 정보들은 바쁜 현대인에게 올바른 먹거리와 건강에 대해 재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이러한 미디어의 활성과 함께 맛집을 찾아다니며 멋지게 플레이팅된 음식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단지 TV에 나왔던 유명 음식점에 방문했다는 의미 이상으로 보여지기 힘든 경우도 많다.

정작 그 음식들이 우리의 입으로 들어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어떤 영양소가 들어가 있는지는 간과하고 있지 않았을까?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균형 있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영양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사전적 의미로 생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몸을 구성하는 성분이라 정의되듯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요소, 그것이 바로 영양이다.

이런 이유로 영양은 건강과도 직결된다. 가장 흔한 예로 감기를 들어보자. 감기는 환경적인 요인도 있지만 아연의 결핍으로 인해 많이 발생한다.

아연은 대표적인 ‘면역의 왕’으로 굴, 쇠고기, 견과류, 계란 등에 다량 함유돼 있다. 환절기나 겨울철에 이러한 식품을 충분히 공급해줬다면 면역력이 강화돼 감기에 잘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기를 영양부족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거나 약에 의존하려는 경우가 허다하다.

영양과 건강 외 영양의 내공에 주목할 만한 또 한 가지가 있다. 만약 음식으로 적절한 섭취를 하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라면, 병원에서는 환자의 코를 통해 가늘고 긴 호스를 위장에 직접 연결해 유동식을 제공하게 된다.

이것은 직접적으로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행위가 아니더라도 우리 몸에 적절한 영양분만을 제공하면 생명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 유지라고 하는 것은 영양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능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어떠한 의술에 비해 전혀 뒤쳐지지 않는 영양만이 가진 어마어마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균형 잡혀 있을 때는 우리 몸의 모든 순환이 자연스러웠겠지만, 막상 부족하거나 과잉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영양의 결핍과 과잉 상태를 겪지 않기 위해서는 ‘영양의 내공’이란 두터운 완충지대가 형성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미디어뿐 아니라 먹거리 산업을 주도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음식점 그리고 이것을 소비하는 대중들도 음식의 맛과 모양, 칼로리 등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그 음식에 담긴 영양을 생각했으면 한다. 식품의 생산과 소비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부터 영양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갖고 올바른 식문화를 이끌어가는 움직임이 일어나야 한다. 미래의 식문화는 음식의 맛과 모양, 칼로리보다 그래도 영양을 우선시하는 트렌드로 변화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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