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충주농고 교장 수필가

눈이 펑펑 쏟아지는 골목길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자꾸 외로워지는 것 같다. 해가 바뀌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 마음을 달래줄 사람이 가까이에서 자꾸 멀어져 가는 것 같아 두려움마저 느껴진다.

와사보행(臥死步生)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오늘도 건강을 지키기 위한 걷기운동은 계속했다. 걸어가는 아내의 굽은 허리! 걷다가도 다리가 아프다고 주저앉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무너질듯 아팠다.

동창회 모임이 있어 식당을 찾아가니 주변의 어느 동기생이 또 떠났다는 소식에 모두가 슬퍼하고 인생의 무상함을 한탄했다.

생노병사 되는 것이 인생이 아니던가. 달도차면 기울고 꽃이 피면 낙화(落花)되듯 생(生)이 있는 자는 각기 다르지만 반듯이 멸한다는 ‘生住異滅’의 부처님 진리가 우리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다 그러하다. 그러기에 생각만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갖고 의존적이지 않는 단단한 자신을 만들고 싶다.

다가오는 시대는 핵가족을 넘어 제3의 가족이라 불리는 1인 가구 시대로 급변하고 있다. 급속한 1인 가구 증가추세는 고령화 저 출산의 문제 만 이 아니다. 청년층의 고용불안과 그에 따르는 미혼율 증가, 저성장경제 악화로 인한 실업사태와 이혼율 증가, 그것이 1인가구를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1인 가구 500만 시대! 홀로 사는 생활상은 거스를 수 없는 변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독거노인, 실직자 등 1인가구는 사회적 약자인 경우가 많다. 반면 높은 소득을 올리며 혼자생활을 즐기는 혼족도 늘고 있다. 이렇게 나 홀로 가구의 소비가 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는 저 출산이 심화 되여 경제 성장률을 압박한다. 어느 쪽이든 가구 구성의 변화는 소비 생활의 변화를 수반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인공 지능 로봇이 인력을 대신할 것이라는 변화는 우리 미래 생활을 엄습하고 있다. 160만명이 일하는 청소부의 일자리를 인공지능로봇이 대신한다면 엄청난 실업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지금 현재 인공지능 로봇택시를 타겠다는 고객이 늘고, 자율자동차시대가 코앞에 닥아 오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병원의 진단치료도 의사보다 로봇을 선호하고 병간호도, 농장의 사과 따는 로봇도 등장한다고 한다. 혼족, 혼밥, 혼켐, 혼술, 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인공지능의 과학기슬이 그들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할 것이다. 인공지능로봇이 지배하는 사회가 된다면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도, 눈물도 없는 나만의 이기적 자기중심의 무정한 사회가 될까 그것이 걱정이다.

인성, 감성이 메마른 사회! 나라사랑 공동체의식과 질서도 희박해질 것 같다. 자라나는 청소년의 인교육도 이웃사랑과 남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국민정신에도 심각한 문제가 이러날 것 같다.

우리는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이 문명수준을 더 한층 업그레이드 할지라도 이에 대한 인성문제도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을 동시에 추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간의 윤리 규범을 강화하여 인공지능의 인륜침해를 예방한다는 보도가 있다. 우리도 하루속히 갈등과 혼돈(混沌)을 극복하고 홀로 사는 시대라 할지라도 살기 좋은 나라, 인륜이 존중되는 안정된사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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