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해피마인드 아동가족 상담센터 소장

잘못된 것을 보고도 그 잘못에 대해서도 친한 사이니깐, 우리가 남이 아니니깐, 가족이니깐 친밀한 관계에서 가장 용서받을 수 없는 폭력에 대해서도 관대하게 통과를 해준다.

‘가족끼리 왜 이래’는 남성들의 말이다. 임신출산 양육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아내들이 이제 남편과 편안하고 친밀한 부부관계를 원하는 시기가 왔음에도, 남편들은 자신들이 주도하지 못하는 관계를 꺼린다. 아내들의 욕구를 이상하게 처리해버린다.

친밀한 관계는 몸과 마음을 나누는 관계이다. 부부의 성적 일치도가 부부관계의 절정을 이룬다. 성은 부부관계에서 불안과 실망 그리고 분노를 유발하는 제일 요인이다.

성(性)에는 프라이드(pride)가 걸려있다. 부부는 서로가 서로를 전적으로 수용하고 서로에 대해 소통의 기쁨을 느낄 때 성에 대한 감각은 살아나며 발달한다. 반대로 서로에 대한 사랑과 친밀감과 수용성이 감소할 때에는 열정도 식는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길게 얼마나 자주라는 문제에는 부부간의 인식 차이가 있다. 부부관계의 타이밍, 빈도, 다양한 행위에서 갈등이 일어나며 이 갈등은 분노와 불안과 죄의식 등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킨다.

많은 중년의 부부들이 의리로 산다고 한다. 가족끼리는 그러는 거 아니라고 한다. 가족끼리 하지 않으면 어디서 어떻게 누구랑 해야 한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를 가장 편안하게 드러내도 좋을 사람은 부부이지 않는가. 가장 정직한 몸짓으로 서로를 바라봐야 하는 것 아닌가.

굳이 부부관계를 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서로의 욕구가 평등하게 전달되었는가가 전제되어야 한다.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지 않은 채, 혹시나 그럴까 봐 이런저런 이유를 대고서 ‘가족끼리 왜 이래’로 넘어가는 지점은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사랑만으로도 살 수 없지만, 사랑을 행하며 산다면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기대 이상 상상 이상일 것이다.

세상에 그 어떤 관계도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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