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군사경찰대학 교수

군이 최근 들어 동원전력사령부의 창설에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 국군의 날 행사시 대통령이 기념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동원전력사령부의 창설문제를 언급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동원전력사령부 창설의 필요성은 1990년대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군 또는 국회 등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와 우선순위에 밀려 구체적인 노력은 이루어지지 않았던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최근의 움직임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만큼은 꼭 이루어져 예비전력분야 발전은 물론 국가안보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한반도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달리 북한이 대규모 병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재래식 장비의 지속적 현대화 및 확장, 핵을 포함하는 대량살상무기의 개발 등 다양한 형태의 도발행위가 지속되어 왔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 국방개혁 및 군구조 개선과 병역자원의 감소 등으로 상비전력의 규모는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반면에 예비전력의 질적인 강화를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추진해 왔다. 또한 예비전력의 질적 강화와 더불어 전쟁양상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전시에 예비전력을 효율적으로 동원해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동원사령부의 창설 필요성에 대해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예비역은 물론 군의 고위층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서도 실제 사령부 창설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지금까지 지체되어 왔다.

현 시점에서 국방개혁과 군 구조 개선을 추진하면서 상비군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고, 더불어 가용한 병역 자원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 여기에 총력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반도의 전쟁양상을 고려해 볼 때 북한군의 위협에 적절히 대응하기엔 어려운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20세기 들어 인류는 제1차 세계대전 및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경험했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아랍제국이 네 번의 대규모 전쟁을 한 바 있으며, 우리도 6·25전쟁을 치른 바 있다. 이러한 전쟁은 모두 소위 총력전(總力戰, Total War) 양상으로 진행된 전쟁이었다.

이러한 과가 전쟁에서 우리들이 알 수 있는 것은 상비전력은 평시 전쟁의 억제력이나 전쟁초기 대응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각국은 대규모의 예비전력을 동원하게 되는데 예비전력의 규모가 전쟁의 승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음을 찾아 볼 수 있다.

한반도의 안보환경은 대단히 유동적이다. 북한은 대규모의 재래식 전력에 대한 현대화를 추진해 나가면서 한편으로는 5차례에 걸친 핵실험과 잠수함 발사 미사일(SLBM) 실험을 통해 핵무기 보유를 넘어 소규모 및 고도화를 추진하는 등 갈수록 더욱 심각한 안보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위협도 재래식 무기와 대량살상무기 위협이 동시에 닥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발맞추어 그동안 꾸준하게 거론돼 왔던 동원전력사령부가 계획대로 이번만큼은 꼭 창설돼 북한의 위협은 물론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각종 안보위협에 대처해 나갈 수 있는 굳건한 국방력이 갖추어 지기를 국민의 한사람으로 간절하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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