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길호 대전대 청주한방병원침구·재활3과

임상을 하다 보면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저리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자주 보게 된다. 흔히 다리가 저리다면 허리디스크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 탈출된 추간판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다리가 저린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며 허리와 엉덩이의 근육 등 연조직의 경결로 인해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증상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허리에서 다리까지 내려가면서 주행하는 인체의 가장 큰 단일 신경으로 좌골신경(궁둥신경, sciatic nerve)이 있다. 좌골신경은 요추의 4·5번 신경과 천추의 1·2·3번 신경이 모여서 형성되는데, 허리엉치신경얼기에서 갈라져 나와 엉덩이를 따라 다리 뒤쪽으로 내려오며, 다리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한다. 그러므로 이 신경이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압박되면 좌골신경통이 발생해 엉덩이와 다리에 저림과 감각이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좌골신경통의 발생은 남녀간에 차이가 없고,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증가해 40대에서 가장 많고 50대 이후부터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좌골신경이 압박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장기간의 자세불량 및 과로로 인한 허리와 엉덩이 근육의 경직, 요추의 추간판 탈출증, 요추의 척추관 협착증, 요추의 척추분리증 등이 대표적이다.

좌골신경이 압박되면 신경의 주행경로를 따라 저림, 당김, 통증, 이상감각 등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들은 마치 허리의 추간판 탈출증과 유사하게 보이므로 전문 의료인이 아니라면 좌골신경이 압박된 부위를 감별하기 어려우며, 증상에 따라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MRI 등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좁은 의미의 좌골신경통과 요추 추간판 탈출증의 임상적 차이점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좌골신경통은 일반적으로 엉덩이부터 허벅지로 내려가 종아리나 발바닥까지 저린 경우가 많으며, 이 중 만약 허벅지부분의 저림이 없다면 좌골신경통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좌골신경통은 특징적으로 엉덩이를 대고 앉아 있을 때 더 심해지는데, 그 이유는 엉덩이의 좌골결절 근처로 좌골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또한 좌골신경통은 요추의 추간판 탈출증과 달리 치료에 쉽게 반응하는 편이다.

좌골신경통의 치료는 좌골신경이 압박돼있는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요추에 추간판 탈출증이나 척추관 협착증 등 기질적 원인이 존재하고 이것이 신경을 포착하는 직접적 원인이라면 해당 척추분절과 신경근에 대한 염증완화와 신경근 주변의 압력 감소가 필요하며, 허리와 엉덩이 부분의 근육을 포함한 연조직의 경직이 직접적 원인이라면 해당 부위 근육들을 이완시키고 아울러 적절한 운동을 통해 강화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좌골신경통의 치료에 침치료, 봉독 및 기타 약침치료, 부항치료, 추나 등 수기요법, 그리고 한약을 활용해 좌골신경이 압박된 부위의 연조직 이완과 신경근의 염증 완화를 돕고, 요추와 골반부의 틀어진 골격을 교정하며, 개인차에 따른 내재된 원인을 해결해주는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으며 양호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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