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기 청주 흥덕署 강서지구대 경장

최근의 뉴스기사를 보면 자살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지난 5일에도 안산에서 자살사이트를 통해 만난 남녀 4명이 질소가스를 이용해 동반 자살을 한 사례가 있었으며, 또한 경찰관으로 지구대 근무를 하면서도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나 글을 남기고 집을 나간 사람이나 차량을 찾아달라는 신고가 자주 들어오고 있어 자살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자살은 고귀한 생명을 버리는 안타까운 선택이며 또한 남은 가족들에게도 큰 정신적 충격을 가하게 된다. 우리 경찰에서도 자살 기도자를 구하기 위해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해 수색범위를 줄이고 경찰력을 동원해 수색한다.

하지만 자살하려는 사람이 휴대폰을 소지해 켜 놓고 있다면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해 통신사 기지국을 중심으로 통상 반경 2~3km 이내로 위치를 좁혀 수색을 할 수 있으나 그마저도 휴대전화 소지자가 이동 중 이라거나 휴대전화를 꺼버렸다면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며 자살기도자의 소재를 모르고 연락이 되지 않는 특성상 많은 경찰력을 동원한 대규모 수색을 요하기 때문에 긴급하고 중요한 범죄 사건에 투입돼야 할 경찰력이 부족해지는 경우도 생길 우려가 있다.

지난 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OECD 회원국들 가운데 12년 연속 자살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자살을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고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살은 사회적 질병으로 정부와 국민이 관심을 갖고 나서서 예방하는 것만이 최고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자살 예방에 대한 의지는 강해보이지 않는다.

올해 보건복지부 자살예방 사업예산은 85억원으로 지난해 89억원보다 4억원이 줄었고 이는 2013년 기준 자살예방에 3000억원을 투자하는 일본에 비하면 3%에도 미치치 못하는 수치이다. 예산이 부족하니 적극적인 자살 예방 활동을 벌이기도 어려우며 연구는 더더욱 어려운 것이다. 

각종 상담기관, 의료기관 자살 예방 인프라 확보와 자살 취약군에 대한 상담 연구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학교폭력 피해군, 저소득층, 독거노인과 같은 자살 취약군에 대한 선택적 예방과 위기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 사회의 노력과 더불어 우리의 관심도 필요하다. 작은 관심이라도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큰 관심이 될 것이고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정부, 사회, 우리들의 노력과 관심을 통해 자살로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리는 비극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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