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두환 청주 흥덕보건소 보건행정팀장

노인의 삶의 질 향상과 노년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하는 대명제 아래 청주시 서원구 장성동에 2009년도에 ‘청주노인전문병원’이란 이름으로 개원했고 2차례의 쓰라린 아픔을 겪고 이제 ‘청주시립요양병원’으로 희망의 싹을 틔우게 됐다.

사실 465일 동안 사지(死地)를 오가는 중증의 환자나 다름없었다. 민간단체-노동자-청주시가 결자해지의 큰 틀에서 극적인 심폐소생술을 통해 새로운 숨을 쉬게 되었고 서로의 가슴에 숨을 불어넣고 함께 살기로 했다. 저승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나면 그 이후의 삶은 덤이라고 하지 않던가.

무조건 큰소리의 ‘大’보다는 서로 대신하겠다는 ‘代’로용서와 배려의 마음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누군가 말한다. 삼 세번이라고 더 이상은 용서가 될 수 없다고. 지난 1년여 잠 못 이루는 밤이 얼마나 흘러갔는가 말이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고 했다. 온갖 만고풍상을 겪고 고진감래라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곧 가을이 온다. 지루한 폭염 속의 여름이 모두 지나가버렸고 그것도 아주 시원하게 지나가 버렸다. 언젠가는 지나가는 것이다. 성경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금언이 있다. 잘나갈 때 자만하지 말고, 곤경에 처했을 때 용기를 갖도록 되새기고 또 되새기자는 뜻으로, 어제의 부와 명예도 오늘의 고난과 아픔도 결국은 지나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청주병원은 1981년 지역의료 보건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제반 사업을 운영함으로써 지역주민의 보건향상과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충청북도권내에서 최초의 종합병원이 됐음을 기록하고 있다. 환자의 아픔을 치유하겠다고 하는 곳에서 또다시 서로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함께 가야 한다.

청주시의 올해 한자성어가 ‘동주공제(同舟共濟)’다. 정말 열심히 노를 저으며 강을 건너고 있다. 풀리지 않을 것 같던 매듭이 한 순간에 풀려 시청 앞 공원은 온전히 시민의 품속으로 돌아왔다. 더 이상 서로의 눈에서 눈물이 없는 따뜻하고 온화한 가정 같은 병원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서로를 견제와 대립으로 몰고 가지 않도록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이겨 나갈 수 있는 의지의 표현으로 변화와 혁신을 기대해 본다. 그래야만 시민의 건강과 희망을 맡길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투쟁, 쟁취라는 단어는 지우고 대신 그 자리에 용서와 배려라는 단어로 가득 채우는 게 좋지 않을까.

용기 있는 결단으로 문제를 해결한 모든 당사자와 청주시민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힘찬 박수와 함성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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