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석 한국교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동서 간의 이념이 퇴색하고 경제적인 국경이 무너지면서 세계 각국은 경제적으로 무한 경쟁체제하에 들어섰다. 그리고 세계화,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에 따라 공공부문의 효율성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 아래 선진제국은 정부부문의 감량과 행정의 효율화를 특징으로 하는 정부 혁신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지식사회에서는 국가의 생존과 경쟁우위를 위해서 새로운 지식과 첨단 기술의 창출이 필수적인 요소로 부각됐으며, 이는 고등교육의 혁신을 통하여 가능할 것이다.

선진제국의 정부 혁신의 사상적 배경은 신자유주의라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는 무엇보다도 시장의 효율성을 신봉한다. 그래서 시장의 생명력을 부활시키기 위해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늘리는 것을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은 교육부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대학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이라는 특성상 그동안 국립대학은 운영에 있어 관리적이고 현상 유지적인 성격이 강했다. 국립대학은 사립대학에 비해 직원 수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행정지원이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립대학의 책임운영기관화가 적절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나 국립대학 자체에서 국립대학의 조직과 운영의 개선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전개해 왔으나, 국립대학이 안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국립대학도 국가기관의 일종이기 때문에 정부 전체의 공통적인 법규와 지침에 따라야 하므로 교육기관으로서의 특수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대학발전과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대학 운영의 자율화라 할 수 있다. 책임운영기관화는 국립대학의 운영을 효율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정부에서는 기관운영 평가에 대한 기준을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재정적 지원을 유지 내지 확대하여야 할 것이다.

입학지원자 수의 감소와 대학 간의 경쟁, 학생 모집방법의 다양화, 대학의 수월성 제고, 지역사회와의 대외 협력 필요성 증대 등 대학을 둘러싼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대학에 더 많은 기능과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인적관리를 통해 직원들의 능력 향상은 물론 부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인적자원관리의 측면에서는 직원들의 전문적 업무능력의 향상과 아울러 고객 지향적 자세의 확립이 필요하다. 조직은 결국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고 인적자원의 활용이 조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국립대학의 직원은 느슨한 조직문화와 보수적, 지원적 특성 등으로 전문적 능력의 향상을 소홀히 한 면이 없지 않다. 직원들의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그리고 국립대학이 야생조직으로서 고객의 욕구에 보다 대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의 전문적 능력 향상과 함께 고객 지향적 자세의 확립이 필요하다.

관리 기술적 측면에서는 지식경영과 총체적 질 경영, 그리고 업무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가치 창조에 있어 생산요소가 토지나 자본에서 지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식기반경제의 대두와 함께 기업과 정부가 지식경영 기법을 도입해 다양한 지식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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