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경영학과

세계인의 축제라고 불리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 경기가 한창이다. 지카바이러스와 치안문제로 제대로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은 기우였던 것 같다. 리우올림픽은 우리나라 기준으로 지구 정반대에서 열리고 있어 주요 경기가 새벽시간에 열린다. 올림픽 경기 중계를 보면서 염천(炎天)으로 이글거리는 더위를 잠시 잊게 한다. 리우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도전, 땀, 만남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됐다.

지난 14일 아침 생중계된 나달과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의 테니스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델 포트로는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라파엘 나달(5위·스페인)을 2대 1로 물리쳤다. 1회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킨 델 포트로는 4강에서 나달까지 제압하며 올림픽 첫 금메달의 꿈을 이어갔다.

지금부터 8년전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던 2008년 싱가포르에서 13세 소년 조셉스쿨링은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대비해 전지훈련을 온 미국 대표팀의 마이클 펠프스를 보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던 소년에게 수영 황제 펠프스는 우상이었다. 소년은 펠프스에게 부탁해 함께 사진을 찍었고, 이날의 ‘만남’을 오래 추억으로 간직했다.

그로부터 8년이 흘렀다. 21세의 청년으로 성장한 조셉 스쿨링은 13일 리우올림픽 수영 남자 접영 100m 결선이 열린 아쿠아틱스 센터에 등장했다. 준결선까지 전체 1위의 성적으로 4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2번 레인을 배정받은 절대강자 우상 펠프스를 실제 경기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이 펠프스의 4연패(連覇)를 기대하던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스쿨링이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더니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건드린 것이다. 우승 기록은 50초39. 펠프스가 2008 베이징대회 때 금메달을 따며 세웠던 종전 올림픽 기록(50초58)을 0.19초 앞당겼다.

펠프스는 51초 14를 찍으며 남아공의 채드 르 클로스와 헝가리의 러슬로 체흐도 똑같이 51초14로 들어와 3명이 공동 은메달을 차지했다. 스쿨링은 싱가포르에 역대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다. 1948년 런던올림픽부터 참가한 싱가포르는 2012년에 다시 런던에서 열린 올림픽까지 64년 동안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땄을 뿐, 단 한 번도 시상대 정상에 오른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시상대 맨 위에 오른 스쿨링은 펠프스의 축하와 격려를 받고 자신의 영웅이었던 펠프스와 8년 만에 다시 ‘기념사진’을 찍었다. 스쿨링은 “펠프스는 내가 더 나은 수영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게 해준 사람”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펠프스는 금메달을 내준 것에 대해 “물론 기쁘진 않다. 지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다. 내 뒤를 잇는 세대인 스쿨링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올림픽은 도전과 땀, 눈물이 교차하는 곳이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의 도전, 땀, 만남을 보며 진한 감동을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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