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일단 결단을 내리면 이제 실행만이 남게 된다. 어떤 일을 이룩함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나는 이러한 정열과 계획으로 일을 밀고 나가겠다’고 하는 실행력에 있는 것이다.

설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결단을 내렸다 하더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결단하고 실행하고 결과적으로 ‘성패’가 이룩되지 않는다면 더욱 의미가 없다.

그만큼 손실도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결단을 내리면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이를 이룩하고야 말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계획 발생을 위해 돌진해야 한다. 그러나 이 말은 결단을 내렸으면 아무렇게나 즉시 실행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결단을 하기 까지 여러 가지 정보의 수집, 선택, 분석 등 충분한 준비가 필요했던 것처럼 결단에서 실행까지에는 계획의 숙성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최대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최종적으로 그 전략, 전술이 검토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실행을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다시 심사숙고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실행을 위한 ‘기회를 잡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길에는 어떠한 고비가 있으며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정세의 판단도 하지 않고 마치 마차를 끄는 말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저 내닫게 될 가능성이 많다. 그렇게 디면 모처럼 내린 결단이 오히려 크나큰 화를 몰고 올 위험이 있는 것이다.

‘서두르는 거지는 얻는 것이 적다’고 하지 않는가. 앞과 뒤를 잘 살피고 왼쪽과 오른쪽 사정도 놓치지 않고 찬스를 기다리는 숙성기간이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뒤를 가리지 않는 혈기만으로 하는 행동처럼 무서운 것은 없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재각(才覺)과 두뇌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이런 실수를 범하는 경우를 본다.

어떤 청년 실업가도 그랬다. 그는 무일푼으로 시작해서 30대 전반에 수십억원의 돈을 모은다. 젊었기 때문에 하늘 높은 줄을 몰랐으리라.

혈기만으로 사업을 확장해서 중동, 남미, 동남아시아까지 진출했다. 제대로 분석, 검토도 하지 않은 채 각종 사업에 손을 댔다. 그러나 현지에서 트러블이 생기자 기울기 시작, 가을철의 낙엽처럼 떨어져 갔다.

경리(經理)의 난맥과 내분, 거기다가 오일 쇼크로 해서 치명타를 입고 결국 도산하고 말았다. 혈기만 믿고 하는 행동에는 아무래도 냉정한 판단이 없다. 당연히 장해(障害)에 대한 배려도, 그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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