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경영학과

‘부의 미래’라는 책 출간을 맞이해 토플러 부부가 국회의원들 앞에서 강연한 적이 있다. 이 때 기자가 질문했다. “앨빈 토플러 박사님 당신의 베스트셀러는 어떤 책입니까? 제3의 물결인가요?” 앨빈 토플러 박사는 서슴없이 답변했다. “제3의 물결’이 아닌 앞으로 나올 책입니다” 시대를 이끌어가는 거장은 달라도 무엇이 다르다.

미국의 세계적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지난달 27일 로스앤젤레스(LA)자택에서 별세했다. 토플러는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부의 미래’ 등 미래를 꿰뚫는 통찰력을 담은 저서로 유명하다. 이러한 책들은 사회과학 전공자나 전략가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도서로 여겨질 정도이다.

토플러는 1928년 뉴욕에서 출생하고 1949년 뉴욕대를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는 미국 중서부 공업지대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며 노동조합 관련 잡지에 글을 기고하기도 하였다. 탁월한 글솜씨를 인정받은 그는 유명 저널리스트가 돼 1961년까지 ‘미래’지의 부편집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1964년에 쓴 ‘문화의 소비자’는 첫 번째 저서이며 1970년 미래로 진입하는 속도에 따라 사회가 받는 충격을 예상한 책 ‘미래의 충격’은 미래학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기반이 됐다. 토플러는 1980년 대표작 ‘제3의 물결’에서 지식과 정보화 혁명을 예고했다. 제1의 물결(농경시대), 제2의 물결(산업화 시대)에 이어 20~30년 뒤 제3의 물결(지식정보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 책에서 토플러는 재택근무, 전자정보화 가정, 수평적인 조직문화 등 다양한 용어를 선보였다. 1991년 쓴 ‘권력이동’에서는 권력의 3대 원천을 분류하였다. ‘폭력’을 저품질 권력, ‘부’를 중품질 권력, ‘지식’을 고품질 권력이라고 분류했다. 그는 올바른 사회는 저품질인 폭력에서 고품질 권력인 지식이 좌우하는 사회여야 한다는 혜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앨빈 토플러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향력을 끼쳤다. 2001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에게 제출한 그의 보고서 ‘위기를 넘어서:21세기 한국의 비전'에선 "다른 국가들이 여러 세대 동안 이룩한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의 이행을 한국은 근면, 지혜 그리고 불굴의 의지로 단 1세대 만에 완성했다"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한국은 지식기반경제라는 선진 경제에 참여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제조업 기반의 수출 전략에만 매달려온 한국에 정보통신과 생명공학 등에 진력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향후 우리나라가 바이오, 뇌과학, 대체에너지, 하이퍼 농업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전략안도 제시한 바 있다.

앨빈 토플러의 예지력은 어디서 오는 것이었을까? 그의 예지력 원천은 다름 아닌 신문이었다. 토플러는 “아침에 일어나면 전 세계에서 배달되는 7개 신문을 손톱이 새까맣게 될 정도로 읽는다”며 신문 읽기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미래를 지배하는 힘은 읽고, 생각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이라는 앨빈 토플러 박사의 가르침은 지금도 유효하다. 앨빈 토플러 박사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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