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싫은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싫은 일을 계속하면 성장할 수 없으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몸을 일으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런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때가 있다. 중학생이나 고교생이 좋은 예다.

“지겹다! 지겹다!”하면서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샐러리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하는 것이 즐거워 어쩔 줄 모르겠다고 하는 샐러리맨은 아마 없을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내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되뇌면서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며 “지겹다! 살기조차 싫다!”고 하면서도 만원 버스에 실려 출근하는 사람도 결코 적지 않으리라. 싫은 일을 하는 것보다 잔인한 일은 없다. 결국은 자기를 파괴하고 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러면서도 자기를 파괴하지 않고 싫은 일 속에 파묻혀 있으면서도 자기를 키워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싫은 일이 좋아지도록 노력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일에 혹사당함이 없이 즐거운 기분으로 자기 일에 열중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싫은 것은 어디까지나 싫은 것이 아닐까. 누구나 이런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 전환이 가능하다.

“인간이란 극단적으로 무엇인가에 열중하면 반드시 좋아진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좋아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해질 정도다.” 어떤 수학자의 말이다.

K는 대학을 중퇴하고 어떤 신문사에 들어갔다. 아버지의 회사가 도산해 보려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편집국 근무를 간절히 희망했지만 업무국으로 발령이 나고 말았다. 일이 고통스러워 그만둬 버릴까 몇 번이나 망설였다. 그러나 거길 그만두면 당장 생계의 길이 막힌다.

“지겹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회사에 나갈 수밖에. 그러다가 2년 후부터 그는 깜짝 놀랄 만큼 변신한다. 맹렬하게 일에 열중했던 것이다. 이것이 그를 구한 것이다. 그렇게도 싫었던 업무국 일에 재미가 붙고 해가 지남에 따라 경험도 쌓여져 일류의 영업사원으로 성장한다. 이렇게 되면 저절로 일이 즐거워진다. 그는 지금 계열회사(系列會社)의 사장이 돼있다.

성격에 맞지 않는 일도 한 번 철저하게 몰두해 보다. 당신이 지금 그렇게 싫어하고 있는 일에 맹렬하게 몰입(沒入)해 보라. 싫었던 일이 좋아질 테니까.

지금 당신을 구제하는 데는 그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인간은 무슨 일에나 자기를 맞출 수 있는 적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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