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지구촌 최고의 공통된 화두는 기후변화이다. 기후변화가 가져올 환경의 변화 속에서 우리(인류)는 과연 언제까지 살아갈 수 있을까? 지속가능한 삶을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유엔환경회의(UNEP)에 따르면 온실가스(CO2, CH4, N2O 등)를 배출하는 가장 큰 부문은 에너지 분야로 약 61.4%에 달한다.

기후변화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면서 가장 크게 걱정하는 것이 가뭄이다. 기후변화로 온도가 상승되면 강수량이 증가하는데 왜 가뭄을 걱정하는 것일까? 기온이 증가되면 강수량은 1~2%만 증가하는 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한 증발량이 더 많아져서 지표면에서의 물의 양은 줄어들게 된다.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206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현재 보다 극심한 가뭄이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얼마 전 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걱정스러운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꿀을 만들어 내는 생산자로서 벌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은 인간이 꿀을 채취하기 훨씬 이전부터 벌은 꽃가루를 매개하는 역할을 해왔다. 벌은 나비, 새 등과 함께 식물, 나무, 과수 등의 수분 매개자로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수분 매개자가 사라지게 되면 꽃과 식물들은 번식을 하지 못하고, 그 지역은 이내 황무지로 변하고 만다.

최근 벌의 수가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량의 살충제 사용이며, 이로 인하여 밀랍에서 약 175종의 농업용 화학제가 발견되기도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벌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인간이 살날은 4년밖에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세계적으로 꽃가루 매개동물에 의존하는 농작물은 3분의 2에 해당하며,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약 1천900억달러(228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도시 위주의 경제성장 정책을 지속했을 때 20~30년 후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쉽지가 않으나 그 결과가 끔찍할 수 있다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벌이 사라지고 먹을 물을 구할 수 없는 시기가 될 지도 모른다. 그런데 도시뿐만 아니라 우리의 농촌도 급속하게 훼손되어가고 있다. 살충제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벌, 반디, 가재 그리고 제비가 사라졌고, 최대의 습지이자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인 논은 밭과 비닐하우스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농촌의 인구가 고령화되고 도시 중심의 경제발전정책이 지속되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며, 결국 우리의 생명줄을 우리 스스로 끊게 될 것이다.

해답은 농촌에 있다. 도시가 다시 농촌으로 돌아가거나 농촌의 자연자원을 더욱 보호해 농촌에 의지하여야 한다. 도시를 농촌으로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지금의 농촌을 더욱 지속가능하게 유지시킬 수는 있다. 도시는 농촌이 제공하는 환경서비스(물과 벌 등)에 의지하고, 그 대신 이에 상응하는 충분한 대가를 농촌에 돌려줘야 한다. 도시,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농촌의 환경이 살아나야 한다. 도시는 농촌에 의지하고 농촌은 자연에 의지하며 자연은 인간에 의지하면서 상생해야 한다. 이것은 경제나 지역발전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관한 문제이다. 도시와 농촌의 자연자원에 대한 공유와 공동체적 의식은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수적인 사명이다. 농촌지역에는 어설픈 균형발전 사업이 아니라 확실한 보호와 지원을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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