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철 행복나눔협동조합 대표이사

요즈음 경제관련 신문을 읽다보면 밝은 소식보다는 어두운 소식이 훨씬 많다. 경기침체로 인한 경제성장률 저하가 그렇고, 조선관련 구조조정이 그렇다. 특히 조선관련 구조조정은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보니 연일 새로운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진다.

학생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어 경제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나 현장감을 느끼려고 경제신문 두개를 보고 있다. 문제는 신문 두개를 모두 읽는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쁠 때에는 제목만 보거나 아니면 중요한 내용은 색연필로 표시를 해 두었다가 틈나는 대로 읽기도 한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내용은 스크랩을 해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읽고 토론을 하는 자료로 쓴다.

지난 주 수업시간에는 신문기사 내용 중 ‘일자리 창출’에 대해 토론을 했다. 특히 이 문제 중심에는 청년실업문제가 있어 학생들의 관심이 매우 컸다. 대통령도 몇 번이나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려고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아마 정책을 입안하는 분들 역시 뾰족한 수가 없다보니 답답하기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자리 문제만을 보면 우리세대가 지금세대보다는 더 행복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비록 전후 베이비부머 세대로 학교나 직업선택에서 경쟁이 심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보다는 그래도 취업하기가 쉬웠다. 주위의 친구들을 둘러보아도 취업을 못해 백수생활을 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모두들 직장에서 중요한 위치로 각자의 역할을 하다가 퇴직을 했으니 그 정도면 성공한 인생들이라고 본다.

그러나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오죽하면 시중에 떠도는 유행어가 ‘3포시대’에서 ‘5포시대’가 되고 바로 ‘7포시대’가 되는가 싶더니 지금은 ‘N포 시대’라 한다. 즉 모두를 포기하고 산다는 것이다. 청년들의 상징인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게 만든 것은 결국 일자리를 찾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자리가 없는데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애를 나으며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겠는가!

오늘 신문에서는 조선관련 기업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한다. 말이 좋아 희망퇴직이지 누가 퇴직을 하고 싶겠는가? 젊음을 바친 일터를 뒤로하고 생소한 곳을 찾아갈 많은 근로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행히 나이가 들어 퇴직하는 분들은 자녀들 교육을 어느 정도 마쳤기에 큰 부담은 좀 덜 수 있지만 상당수의 젊은 분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지가 막막할 것이다.

3년 전, 직장 관례에 따라 희망퇴직서에 서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만난 동료의 한숨 섞인 말이 생각난다. “모두들 서명하기에 나도 하기는 했는데 나가면 뚜렷이 할 일도 없고… 이러다 나도 백수고 아들도 백수가 되는 것이 아닌지 몰라. 나는 그렇다고 해도 아들은 어디든지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