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석 한국교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지난 40여간 폭발적으로 팽창해 왔다. 이러한 추세는 대학 진학률의 변화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고, 양적인 측면에서 볼 때 대중화의 단계를 넘어 보편화의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교육에 있어서 대학의 비중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입시라는 과제 때문에 청소년기에 이루어져야 할 발달과업을 유보한 채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활은 고등학교 때의 타율적인 생활과는 달리 자율적이고 자기 의지적이며 자기 통제적인 생활이 요구되는 시기로, 청소년기의 의존성을 탈피하고 성인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등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발달과업을 안고 있다.

이렇듯 많은 대학생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적응문제를 경험하고 있으며,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에 스트레스는 미래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추측된다. 그래서 대학생이 되면 이제까지 지녀왔던 견해와 가치관에 도전을 받게 되고, 학업적 성취와 새로운 대인관계 형성과 같은 대학생활이 요구하는 과제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사회가 급격하게 변함에 따라 적응의 문제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대학생의 적응문제는 일반적으로 ‘적응의 위기’라고 부를 만큼 발달상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왜냐하면 청년기에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신체적 욕구와 성격적 욕구가 집중적으로 표출되어 정서적으로 강렬해지고 신체적, 심리적 변화와 함께 생리적, 사회적, 자아적 욕구가 고조됨에 따라 욕구좌절의 기회가 많아지며 사회적 경험의 미숙으로 충분한 적응기술을 획득하지 못해 적응에 많은 갈등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에 따라 소득 감소, 파산, 해고 등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등록금 부담을 이기지 못해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는 공부에 전년해야 할 대학생들이 학업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각종 아르바이트에 나서게 하는 등 이른바 ‘빈곤대학생’들을 양산했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에 소홀하고 대인관계를 기피할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 휴학, 군대 입대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실정과 맞물려 대학생활 부적응은 물론 극단적으로는 우울증, 자살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사회적 지지를 많이 받는다고 지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더 유능하고 성공적으로 적응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을 평가하며, 또한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지게 하며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결과를 완충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반대로 본인이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자각하는 사람들은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생활의 만족도도 떨어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학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탐색하는 것과 함께 일반대학생과 빈공대학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을 비교해 파악한다면, 빈곤대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의 내용을 물리적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마련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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