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여권의 `제3후보론’이 3.26 개각에 따른 여권내 역학구도 변화와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정형근 의원 등 한나라당 정보통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제3후보론’은이제 단순한 흥미와 가설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가능성 단계로까지 이어지는 느낌이다.

`제3후보론’은 지난 3.26 개각을 계기로 동교동계의 부상 등 여권내 역학구도에상당한 변화가 있었고, 이는 향후 여권 대선후보 선정과정에서 지금 당내외에서 논의되는 예비주자들이 아닌 의외의 인물이 부상할 가능
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게골자다.

이는 특히 이인제 최고위원, 김중권 대표, 노무현 상임고문, 한화갑, 김근태, 박상천, 정동영 최고위원, 이한동 총리, 고건 서울시장 등을 여권내 주요 예비후보군으로 주시하는 일반적 관측과는 배치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앞서 정형근 의원은 `3.26 개각’이 내포하고 있는 여권내 `권력이동’을 분석하면서 “현상태로라면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는 김중권, 이인제, 이한동도 아니고 대단히 깊이 생각해야 할 무언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해 한나라당 핵심인사들도 한결같이 “지금의 이전투구식 정쟁에서 때묻지 않은 패기만만한 50대 인사가 연말쯤 급부상할 경우 야당으로선 어려운 게임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당직자는 1일 “기획력과 분석력이 탁월한 박지원씨와 당내에 폭넓은지지세를 구축하고 있는 권노갑씨가 힘을 합칠 경우 파괴력 높은 후보를 잉태할 수도 있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야당 의원들은 김 대표의 경우 당내 기반과 수도권 지지세가 미약하고, 이인제 고문의 대중적 지지도는 호남 및 충청권 지지세의 반영일 뿐 `DJP’의 의중과대권구도 변화에 따라서는 `추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물론 민주당측은 야당에서 제기하는 `제3후보론’에 대해 “여권 교란을 위한 불순한 의도가 담겼다”며 발끈한다.

그러나 실제 `제3의 후보’가 부상할 경우 그간 많은 흠집을 입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게 야당 저변의 분위기다.

이같은 분석은 DJP와 YS가 협력, 이 총재를 포위하는 이른바 `반창 구도’를 구축한 뒤 영남출신 후보를 옹립할 경우 필승한다는 민국당 김윤환 대표의 주장과도 맥이 닿아 있다.

그러나 국민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후보가 갑자기 부각된다고 해서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이고, 그런 후보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기존 예비주자들의 거센 반발을 극복해내야 하는 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없다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제3 후보론’은 그야말로 가설로 끝날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 현재로선 우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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