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경영학과

단단한 시멘트 벽돌과 돌 사이를 비집고 나온 들꽃을 찍어 ‘자연은 위대하다!’라는 문구와 함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를 보고 ‘사진을 잘 찍었다. 맞는 말이다’ 등 지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봄이 인간에게 주는 것은 여러 가지다. 봄은 생기를 주고 왜 시작이 중요한지 또한 아름다운 생멸(生滅)에 대한 미학, 존재이유 등을 알려준다.

이번주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세명대학교 캠퍼스에 벚꽃이 한창 피었다. 타지역에 비해 제천지역의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타지역은 벚꽃이 이미 졌지만 금주초 캠퍼스 벚꽃은 한창이었다. 꽃구경 나온 지역주민들, 할머니 손잡고 꽃구경 나온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생기가 돈다.  

낙화(落花)을 보면 슬픔과 아쉬움이 밀려온다. 촉촉하게 내리는 빗방물에 떠밀리거나 바람결에 흩날리는 벚꽃잎을 보면 측은지심까지 느껴진다. 반면에 짧은 생을 불사르고 미련 없이 소멸하는 꽃이 눈을 즐겁게 해주기 때문에 고맙기까지 하다.

모든 꽃은 피어날 때 이미 지는 것을 준비한다. 자연의 섭리다. 꽃이 임무를 다해야 그 자리에서 비로소 열매가 생긴다. 애잔하고 처연하다. 이런 이야기를 학생들 앞에서 강의 전에 했더니 학생들은 무감각하다. ‘아하 나도 저 나이에 별 생각이 없었지!’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자연을 보면서 우리 인간을 반추해 본다. 자연은 개인의 삶에 준비, 도전, 혁신의 영감을 준다. 최근 자기경영과 마케팅 관련 탄탄한 지식을 제공해 주는 세스 고딘의 ‘지금 당신의 차례가 온다면, What to do when it your turn’이라는 책을 읽게 됐다. 여기서 저자는 변화와 두려움 없는 도전을 이야기한다. 고딘은 “변화를 앞둔 순간에 물러서지 않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도전하라”고 강조한다.

살아가면서 준비, 도전, 혁신은 매번 어려운 주제다.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누구나 사람들을 이끌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 위해 쉽고 빠른 방법은 없다. 자기 자신의 마음도 매일 흔들리는 것이 인간인데 더군다나 타인을 이끄는 일처럼 위대한 일은 없다. 살아있는 한 지금 당장 성과 또는 재미를 못 느끼더라도 꿋꿋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졸업한 제자가 고민이 있다며 꼭 만났으면 좋겠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주말에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 찾은 것이 꽃이며 자연이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다. 꽃과 자연은 그대로인데 인간이 마음대로 해석한다.

그래서 꽃과 자연은 괴롭다. 마찬가지로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오해로 괴롭다. 그렇다고 멈출 것인가? 아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면 밖으로 자신을 내보내 두들겨 맞아보기도 하고 오해도 받아야 한다. 그래야 남들이 꿈꾸고 두려워 하는 곳으로 나를 옮겨 놓을 수 있다. 자연이 우리 인간들에게 징징대거나 칭얼거리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누군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하고 핑계대지 말고 해야 한다. 자꾸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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