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만나기만 하면 항상 으르렁대는 두 사나이가 있었다. 어느 날, 여러 사람 앞에서 한 사나이가 상소리를 내뱉으면서 상대방의 따귀를 후려갈겼다. 맞은 사나이는 증인을 모시고 원님을 찾아갔다.

“으음, 그렇다면 그때 상대방의 표정은 어떠했나?” 원님이 따라온 증인에게 물으니까 “네, 그것이 때릴 때 웃는 얼굴이었습니다.”하고 대답한다. 이 말을 듣자 원님은 벌겋게 화가 치밀어 올라 “이 나쁜 놈! 웃으면서 사람을 때렸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 잔괴를 부려 무고한 사람을 욕보이려 하는 놈은 용서할 수가 없다. 저 놈을 당장 옥에 처넣어라!”하고 오히려 맞은 사람을 징계했다.

중국의 에피소드 인데 얼마나 시사하는 바가 많은가.

사람이란 밝고 명랑하게 행동해야 한다. 실제로 밝고 명랑하게 행동하면 일이 잘 풀리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밝은 표정이 가져다주는 허용적 분위기(許容的 雰圍氣) 때문이다. 이럴 때 사람들은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찡그린 얼굴로 말한다면 들어주고 싶은 요구도 들어주고 싶지 않는 마음인 것이다. 우리 속담에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상대방은 저절로 따라 웃게 될 것이고 웃는다는 것은 마음의 공감대(共感帶)가 형성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카네기 강철 회사의 전무였던 찰스 슈와프는 자기의 미소가 백만달러의 값어치가 있노라고 했지만 사실 미소의 값은 그 보다 더 비싼 것이다. 그의 특출한 성공은 전혀 그의 인품, 매력, 사교적 능력이 가져다 준 선물인 것임에 틀림이 없지만 그러나 그의 매혹적인 미소는 그의 인품을 형성하는데 있어 가장 훌륭한 요소가 되어주고 있다. 카터 미국 대통령에게 그의 매력적인 미소가 없었다면 아마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해지려는 마음의 강도(强度)에 따라 그 만큼 행복해지는 것이다.” 링컨의 말이다.

이 말을 뒷받침해 주는 실례를 우리는 가끔 목격한다. 외국 풍물(風物)을 소개하는 어떤 TV프로에서 30명쯤 되는 불구 소년들이 나무 지팡이를 의지하여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업혀 올라가는 아이도 있다. 그런데 그 소년들은 저희들끼리 무엇인가 지껄이면서 희희낙락하고 있지 않는가. 수행하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설명했다.

“…그렇지요. 평생 병신으로 지내게 되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심한 마음의 충격을 받게 되지만 차차 그 충격이 사라지면 모든 것을 체념하고 드디어는 보통 아이들보다 오히려 더 쾌활해진답니다.”

밝은 기분을 갖자. 그러면 행동의 효율은 배가 되고 인간관계 또한 원활해지는 것이다. 내가 들고 싶어 드는 돌은 가볍지만 누가 시켜서 드는 돌은 무거운 법이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건 웃는 얼굴이라네.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된 공양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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