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경영학과

인간과 인공지능간 세기대결이 막을 내렸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학습능력을 갖춘 기계와 인간의 사고력이 맞붙는 대국에서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다섯 번의 대국중 네 번 승리를 거두었다.

그간 바둑은 경우의 수가 가장 많은 영역으로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없는 영역이라는 일반적인 중론이었다. 구글의 알파고가 무한대의 변수를 가진 바둑 대국에서 인간을 넘어설 가능성을 보여주자 인공지능(AI)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간의 바둑대결을 통해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4차 산업혁명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로봇과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대신하고 일자리가 없어지는 재앙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필자 주변에 바둑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면 “이세돌 9단의 패배를 보고 내가 기계에게 지는 것 같아 속상하고 왠지 모를 굴욕감이 느껴진다”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많았다. 19세기 영국에서 기계의 위협에 대한 인간의 공포로 수공업자들이 자동 방직기 등 기계를 파괴한 ‘러다이트운동’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우울증이나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인공지능포비아(공포증)’조짐마저 보인다.

인공지능이라는 기계가 사람 ‘뇌 신경망’을 따라 해 인간의 사고 과정과 학습방식을 분석·적용하여 최적안을 찾는 기술을 말한다. 인공지능의 작동원리는 반복적인 추론과 학습을 통해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진화하는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이라면 1000년이 걸릴 3천만 가지 프로기사들의 기보를 불과 몇 달 만에 학습한다. 그간 프로그래머들이 어렵다고 하던 비정형 데이터 즉 인간의 대화나 행동반응 등을 나타내는 내용 등을 분석할 수 있게 돼 인공지능이 미래산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 등 각국 기업은 인공지능에 주목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인공지능 관련 연구에 20년간 국내 투자금액이 중국 바이두의 지난 한 해 인공지능 투자액의 7분의 1이다. 구글이 14년 동안 인공지능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인수한 데 쓴 280억달러의 0.15%에 불과하다. 구글이 14년 동안 인공지능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인수한데 쓴 280억 달러의 0.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IBM은 딥블루 이후 인공지능 기능을 고도화한 자연어 소통 슈퍼컴퓨터 왓슨에 10억달러(약 1조 2000억원)를 투자했다. 구글은 2001년부터 2015년 까지 14년간 인공지능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데만 280억달러(약 33조7천억원)를 쏟아부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최근 10억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했다.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는 실리콘밸리에 3억달러(약 3천600억원)를 투자해 인공지능 분야를 연구하는 딥러닝연구소를 세웠다. 반면 한국의 인공지능 관련 투자액은 최근 5년간 180억원에 불과했다. 민간 기업들이 자율주행자동차, 빅데이터, 로보어드바이저 등의 투자가 미미하다. 우리의 인공지능은 선진국과 2.6년정도라는 것이 중론이다. 인공지능 분야는 R&D투자를 기본으로 오랜 기간의 데이터 및 기술 축적이 핵심이어서 한 번 뒤처지면 따라가기 어렵다. 인공지능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 업계, 학계의 전략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