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충북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네잎다리 클로바의 우리깃발은….”

4-H노래의 앞 소절이다. 처음 듣는 사람들은 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60~70년대 농촌의 4-H운동에 참여했던 분들은 지금도 ‘네잎다리’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지(Head), 덕(Heart), 노(Hands), 체(Health)의 이념을 가진 4-H운동은 191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시작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세계 80여개 나라에서 전개되고 있다.  

한국4-H본부 규범에 따르면 당시 미국은 급속한 공업화로 산업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하던 시기였다. 도시와 농촌 간 경제적 격차가 심화되고 이농현상 등으로 농촌사회가 극도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여러 주 정부에서는 농촌 청소년들에게 농업과 농촌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고 농촌지역에서 실제로 필요한 지식과 실용적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실천으로 배우자(Learning by Doing)’라는 접근방식을 도입해 4H 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미국의 4-H는 도시·농촌을 막론하고 학교의 가장 큰 청소년교육 프로그램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700만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4H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1947년으로 올해 69주년을 맞는다. 1950년대에는 국가시책 사업으로 채택돼 전국으로 확산됐으며 1960년대에는 4-H회 육성과 발전의 기틀이 마련됐다. 1970년대에는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난 새마을 운동과 함께 추진돼 농어촌 환경개선, 주곡의 자급기반 확충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1980년대에는 시대 변화의 물결 속에 비닐백색혁명을 이끌었다.

1990년대에는 이농 등 농촌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 회원 감소 등으로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학생4-H회를 통해 4-H가 새로이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2000년대에는 한국4-H활동지원법(2007년 12월 21일)이 제정되기도 했으나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농촌의 고령화로 후계인력이 더욱 부족하게 됐다.

2015년 12월 말 현재 충북4-H회원 현황을 보면 총 10만343명중 학생4-H가 9천361명으로 90%를 차지하고 있고 4-H 선배회원 726명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영농4-H회원은 2.5%인 256명에 불과하다. 새로운 힘을 불어 넣어줄 수혈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11월 25일 충북지역개발회와 충북일보사가 공동으로 주관한 충북4-H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이시종 도지사께서 처음으로 ‘충북4-H회원 배가운동’을 제창하셨다. 우리 농업기술원에서는 ‘15년 현재 256명인 영농 4-H회원을 ‘18년에는 520명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우선 올해 100명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농과대학이나 농고 졸업 후 영농에 정착한 농업인과 비농과계의 잠재 농업 희망자 등 젊은 인적자원을 영입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영농 4-H회원을 대상으로 청년농업인 경쟁력 제고사업을 추진하고 고품질 농산물 안정생산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신기술 보급사업 신청 시 가점제도를 마련해 선진농업 벤치마킹 연수의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정책도 펼쳐 나갈 예정이다.

이런 지원체계 구축을 통해 영농 4-H회의 새로운 도약과 미래 농업 리더의 육성을 위한 기반이 마련돼야 글로벌 시대에 세계 농업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충북의 4H회가 충북농업의 선봉장이 돼 급변하는 농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충북경제 전국 대비 4% 실현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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