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디제라티 연구소장

우리나라에서 금속활자가 발명된 이래 70여년 후 독일의 연금술사 구텐베르크는 어두운 작업실에서 활자 인쇄술의 원리를 깨닫는 순간 미래 사회에 지식의 민주화가 도래할 것을 선견지명(先見之明)이라도 했듯이 지금 우리는 디지털 사회에 살고 있다.    

금속활자가 발명된 이후 6세기를 넘도록 인류문명을 지배했지만 오늘날 최첨단 정보기술에 의해 전자매체라는 정보접근 방식이 디지털화되면서 또 다른 혼란의 시대를 살고 있다. 전자도서의 등장은 시공간을 초월해 정보검색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정보센터였던 도서관의 기능이 축소되거나 약화되고 이를 관리하는 사서들의 직업이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예측이다.

지식의 대중화는 통치자들에게는 가장 통제가 어려운 일이어서 분서나 금서, 검열 등의 방법으로 정보와 지식의 보급을 억제하려 했지만 이미 인간의 뇌에 축적된 정보를 사멸시키는 것은 불가능 했다.

오늘날 인터넷 온라인 정보수단을 통해 상호간에 주고받을 수 있는 장점이 많지만 댓글 등을 통해 상대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표절과 같은 사이버 윤리가 문제시되기도 한다. 또한 그림과 문자 동작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멀티미디어 책비(冊婢)의 등장은 문자보다 더 전달력은 크지만 보관성과 저작권을 비롯해 음란 동영상이 범죄로 악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전자시대에 있어서 종이를 기반으로 한 책, 신문은 전자기술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베이스와 비교에 많은 장점이 있어 한동안은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더욱 발전된 디지털 압축 기술을 활용한 종이 형태의 전자책은 종이 책에서 느끼는 감성적 기능까지 개발하고 있어 언젠가는 종이매체는 필사본처럼 역사적 유물이 될 것이고 이를 관리하는 직업도 지구상에서 사라질 대단히 불리한 입장에 놓여질 것이다.   

전자책 시장은 더욱 확대되고 있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재 위주로 되고 학술적 내용은 여전히 종이책이 자리잡고 있다. 이처첨 전자책의 보급은 도서관의 기능을 완전히 변모시키고 있어 도서 대출량이 급격히 감소되고 있다, 하지만 글과 영상 소리를 융합한 콘텐츠들이 스마트기기를 통해 카톡으로 어디서나 가상의 현실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독서토론을 할 수 있는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독서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인류문명의 시작과 금속활자의 발명은 도서관을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점토판이나 목간에서 시작된 도서관이 가상공간인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유비쿼터스 도서관으로 사서들이 일이 책의 수집과 분류 보존이라는 개념에서 다양한 콘텐츠의 운용과 교육까지 담당하는 DB 전문가로서 어떤 형태의 정보매체가 개발되던지 도서관은 존재해야 한다.

오늘날 공공도서관 수는 증가되고 있지만 관할부서의 이원화와 지자체 공약에 얽매이고, 전자도서관이라는 미명아래 사서직들보다는 행정직들의 보직 자리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도서관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치권 특히 대통령의 문화강국을 건설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없이는 공염불에 지나치기 쉽다. 무한경쟁의 지식기반사회에서 도서관을 단순한 여가 시설이 아닌 국민의 문화적·생존권적 기반시설이 되기 위해서는 그 내실화가 우선시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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