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복흠 충북문화유산지킴이 대표

불교에서 이상적인 지도자를 전륜성왕이라 한다. 본래 인도의 이상적인 제왕상이지만 현실적 정치 지도자로서 불교에서는 종교적 지도자인 부처님과 대등한 인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불교경전인 숫타니파타에 의하면 전륜성왕은 칼이나 몽둥이에 의하지 않고 법에 의해 세상을 지배한다고 한다. 또한 중아함경에 정생이라는 전륜성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옛날에 정생이라는 왕이 있었다. 전륜성왕이 되어 총명하여 지혜가 있고 사종의 군사가 있어 천하를 거느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여법한 법왕으로서 32상과 칠보를 갖추었다.”

전륜성왕이 세상을 다스릴 때 어떻게 다스리는가. 전륜성왕은 법을 의지하고 법을 존중하고 법을 예배하고 법을 공경하고 법을 깃발로 하고 법을 상징물로 하고 법을 우선해 모든 이들을 살피고 감싸고 보호한다. 사회가 경제적으로 불평등하고 사회의 불안이 초래할 때 전륜성왕은 국가의 부를 개인의 필요에 따라 어떻게 공평하게 분배하는 일을 효율적으로 이루어, 인간의 정신적 욕구와 물질적 욕구를 모두 조화롭게 충족시켜 줄 것인가에 대한 올바른 선택을 하는 역할을 의무의 하나로 이야기 한다.

정치를 사전적 의미로 해석하면 통치자나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해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이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들의 일상적인 삶을 보다 평화롭고 행복하게 누리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의미한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요즈음 정치를 보면 슬픈 모습이 떠오른다. 많은 정치인들이 국가와 사회를 위한 봉사로 정치 일선에 나서지만 서민에게 보여 지는 현실은 그들 나름대로의 이익을 위한 정치의 타락으로 보여 진다. 개인의 영달만을 위한 정치, 국회의원의 재선을 위한 패거리 정치가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불교 경전인 증일 아함경에 보면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까마귀 같은 사람이 있고, 돼지 같은 사람이 있다. 까마귀는 배고픔에 쫓기다가 문득 더러운 것을 먹고서는 곧 주둥이를 닦는다. 다른 새들이 더러운 것을 먹었다고 비난할까 두려워서이다. 이처럼 어떤 사람은 한적한 곳에서 욕심으로 악행을 하다가 문득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뉘우쳐 제가 한일을 남에게 말한다. 마치 까마귀가 더러운 것을 먹고 주둥이를 씻는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은 한적한 곳에서 스스로 악행을 하고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뉘우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뽐내고 자랑하는 것이 마치 돼지가 항상 더러운 것을 먹고 더러운 곳에 누워 있으면서 다른 돼지 앞에서 뽐내는 것과 같으니라.” 우리의 정치가 전륜성왕의 이상처럼 국민을 위한 정치로 거듭나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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