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풍수에서는 장풍득수(藏風得水)라 하여 바람을 갈무리하고 물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최고의 명당으로 친다. 풍수는 바람과 물의 작용으로 천리를 달려온 용이 물을 만나야 행진을 멈추고 지기(地氣)가 응집되는 것으로 보는데 명당 앞에 물이 나는 것을 진응수(眞應水)라 하여 제일로 친다. 소위 말하는 명당에 가 보면 진응수가 솟아나는데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고 아무리 추워도 얼음이 얼지 않는다.

진응수로 유명한 곳 중 하나로 조선의 뿌리로 알려진 삼척 이성계 5대조 준경묘가 있다. 묘역 앞에는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솟아나는 진응수가 있는데 이곳에 조상을 모시고 태어난 이성계가 500년 조선왕조를 일으킨 곳이라 하여 성지로 삼았다.

2015년 11월, 청주지역 문화탐방을 했다. 그중  진응수가 솟는 명당지역을 탐방했는데 첫 번째로 간 곳이 청주한씨 시조묘 한란의 묘이다. 청주한씨 문중에서는 이곳을 청주한씨의 성지(聖地)라 하여 문중차원에서 대대적인 방문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묘역 앞에서 솟아나는 우물이다.

왕건이 견훤을 정벌하고 마을 앞을 지나갈 때 한란이 집 앞 우물물을 식수로 제공하고 함께 종군하여 삼한 통합에 공을 세워 개국벽상공신에 올랐다. 모진 가뭄에도 마른 적이 없고 현재까지 오고 가는 길손들의 목을 축여주는 우물이다. 청주한씨 문중에서는 조선시대 문과급제자 315명, 상신(삼정승) 12명, 공신 24명, 대제학 24명, 왕비 6명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으며 최근에도 총리, 부총리, 장관 등 수많은 인물들이 이어지고 있다.

두 번째로 진응수가 있는 곳을 방문한 곳은 음성 행치마을에 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생가터이다. 생가터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이곳에서도 진응수가 솟아난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전쟁 시에도 마을 뒷산으로 피난하여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고 하여 마을 주산이름을 보덕산이라고 한다. 산의 형국이 학이 수레를 끌고 내려오는 모습이라고 하는데 보덕산이 몇 번의 기봉을 거쳐 내려오다가 진응수를 만나기 전 반기문 생가가 위치한다. 반총장은 이곳에 태어나 5세까지 살았다고 한다. 반기문 총장이 유엔사무총장에 오르자 그가 어떤 곳에서 태어났는지 관심을 갖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풍수적 요인들을 조사하였다. 그 중 대표적인 징조 중 하나가 바로 생가 앞에 진응수가 솟아나는 것이다.

세 번째로 진응수가 솟는 명당지역을 방문한 곳은 음성 권근 3대 묘소이다. 안동권씨는 조선조에 문과급제자 395명, 상신 8명, 공신 17명 등을 배출한 조선시대 명문가인데 이곳 권근 3대 묘소는 안동권씨의 성지이다. 당초 광주에 있던 권근묘를 이곳으로 이장하고자 광중을 파는데 별안간 동자승이 나타나 이곳에서 물이 난다고 하여 소동이 있었던 곳이다. 묘역 아래 샘을 파니 물이 솟아나고 광중에는 물이 멈추었다고 한다. 그 묘역 앞의 저수지가 바로 진응수에 해당한다.

이렇듯 명당터에는 수많은 인재들이 배출되었는데 충청도 3대 명당인 청주한씨 시조 한란의 묘, 안동권씨 권근의 3대 묘소, 반기문 총장 생가터의 공통점은 명당 앞에서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진응수가 솟아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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