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란 청주오송도서관 사서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소개하기 민망하기조차 하지만 도발적인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왠지 시원한 바람을 맞는 듯한 청량감을 느꼈다. 사실 이 강렬한 제목은 일본어 원문 그대로이다.

작품을 다 읽고 난 느낌은 욕쟁이 할배한테 정신이 번쩍나게 걸쭉한 욕설을 듣고 난 듯한 느낌이었다. 읽는 내내 얼굴이 화끈할 만큼 부끄러웠다가 강한 반발심도 생겼다가 무릎을 치는 순간도 있었고, 마지막에는 인생을 이따위로 밖에 살고 있지 못한 자신에 대한 회한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권의 책으로 읽는 이에게 자신의 가진 가치관과 현실감을 마구 흔들어 줄 수 있다니 작가는 진정 큰 스승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책이 전하는 주요 메시지는 간결하다.. 홀로 가라. 달콤하게 덧씌워진 속박을 걷어버려라. 어떻게 살든 본인 멋대로 하는 자유로운 삶만이 존재의 기반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 안에서만 빛나도록 생겨먹었다’는 그의 말이 높이달린 깃발처럼 선명하게 펄럭인다.

작가는 사람들을 구속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가족, 국가, 직장, 종교, 연애 다섯 가지를 들어 몫몫이 돌직구성 설명을 토해내는데,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부모와 가족에 대한 독한 통찰부분이다. 부모와 자식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길을 가기 못하고 서로에게 의지하는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면 결코 진정한 자신과 만나지 못한다. 과감히 부모를 버리고 집을 떠나라. 그것이 성인식이고 성인식 없이 인간은 결코 진정한 성장을 할 수 없다. 아무리 부모라 해도 각자의 독립된 생을 살아야한다. 성장한 자식을 대하는 부모로서의 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직장 또한 마찬가지이다. 작가는 직장인은 노예라 규정하고, 젊은이들에게 안정적인 직장은 노예의 길이며 되도록 자영업자가 되라고 주장한다. ‘남에게 고용되는 처지를 선택하는 것은 자유의 9할을 스스로 방기하는 일이다. 인생전부를 남의 손에 빼앗기는 것이다.’ 과장된 주장인 것 같지만, 등골이 서늘해진다. 요즘 직장인들은 자신을 ‘사축’이라 칭하며, 회사에 길들여져 시키는 대로 무엇이든 하는 자조적인 풍자글들이 인터넷상에서 큰 공감을 일으키고 있지 않은가. 살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스승을 만나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그런 스승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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