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복흠 충북문화유산활용연구회 대표

사찰에서의 식사를 발우공양이라 한다. 발우는 절에서 스님들이 쓰는 공양 그릇으로 나무로 만들며 발우대로 불리기도 한다. 부처님이 탁발할 때 중생이 아무리 많은 음식을 공양하여도 넘치는 일이 없고, 아무리 적은 음식을 공양하여도 그릇에 가득 차 보였다고 하여 응량기라고도 한다. 또한 스님들이 수행하면서 꼭 지녀야하는 물건중 하나이다.

사찰에서 식사시간에 밥을 먹는 것을 발우공양이라 하며 발우공양은 단순히 식사를 하는 예법이 아니라 수행의 한 과정으로 여기기에 법공양이라고도 한다. 또한 발우공양은 모든 사람이 같은 음식을 똑같이 나누어 먹고, 위생적이며 청결하게 마칠 수 있으며 조금도 낭비가 없는 절약정신과 공동체의 단결과 화합을 이루는 성격이 결부되어 공동공양이라 한다.

불교에서 행하는 발우공양은 단순한 밥을 먹는 행위로 생각하지 않는다. 부처님의 탄생과 성도, 그리고 성불하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고 수많은 보살과 부처를 생각하며 뭇 중생들을 생각하여 보살로 살겠다는 서원과 정각을 이루겠다는 서원을 다짐하는 거룩한 의식이다.

이에 발우공양을 할 때 ‘오관게’를 하는데 그 내용은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보리를 이루고자 공양을 받습니다”로 되어 있다.

오늘날 물질문명이 아무리 발달하였다 하여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먹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아직도 많은 국가에서는 기근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근 현대사속에서 빠른 물질문명이 우리를 감싸고 있고 물질의 풍요로움에 여기저기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이제 결실의 계절인 10월이 오고 있다. 들녘은 이미 황금물결로 수확을 기다리고 있고 과수원의 사과도 빨간색을 더 해가 풍요로움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요즈음 생활이 풍족하다고 생각하게 되다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난다. 추석이 지나자 음식물 쓰레기가 더욱 넘쳐나고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음식의 소중함을 가르치지 않는다. 우리에게 오기까지 음식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는 것 같다. 음식물로 버려지는 돈이 한해 15조원이라고 한다. 아직도 세계에는 하루 천원도 안 되는 돈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사람이 12억명에 이른다 한다. 또한 해마다 600만 명의 어린이들이 굶주림으로 숨져간다고 한다. 이것이 이 지구상의 현실인 것입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환경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무수한 생명을 파괴하고 경쟁하면서 생긴 문제이다. 과소비로 인한 폐해와 농약과 비료로 인한 환경은 위태로워지고, 많은 전문가들은 생산력증대보다는 생태적 세계관으로 생각을 바꾸고 있다. 이제 절약과 청결의 발우공양의 정신을 사회화하여 음식물을 아끼고 음식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발우공양이 생명존중의 길이요 우리의 건강을 지켜 나아가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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