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강혜숙·한 오선주 공동선대위장 임명

충북지역에 여성정치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현실정치의 한복판에 신선하고 부드러운 ‘여풍’이 불면서 보수색채가 비교적 강하고 남성 위주로 짜여진 충북 정치권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충북 정치권은 30일을 전후해 17대 총선을 진두지휘할 도내 각 정당 선거대책위원장에 여성을 임명, 정치권의 여성시대를 열고 있다.

열린우리당 충북도당은 30일 선대위발대식을 갖고 우리당 비례대표 15위 순번을 받아 17대 국회 입성 가능성이 큰 청주대 강혜숙 교수(56·무용과)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강 교수는 서울 출신으로 그동안 문화계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인지도를 높여 온 것이 전격적인 발탁의 배경이 됐다.

한나라당 충북도당도 맞불 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31일 박근혜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총선 선대위발대식에서 오선주 전 청주대 법대학장(69)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키로 했다.

대구 출신의 오 전 학장은 이화여대 법대를 나와 성균관대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형법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청주대 교수와 법대 학장을 역임했다.

오 전 학장은 그동안 한국유권자연맹 충북지부회장을 맡는 등 지역 학계 발전과 여성인사의 정치참여 확대에 기여한 공로로 선대위원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국회의사당도 면모가 바뀔 전망이다.

각 당의 공약에 따라 17대 비례대표 의원 56명 중 절반 이상이 여성으로 채워지게 됐고 한나라당 8명, 민주당 12명, 열린우리당 11명 등 현재 원내교섭단체에서 공천된 여성 후보만 30명을 넘었다.

주요 정당의 지역구 여성공천자 중 절반 가까이는 당선권으로 분류되고 있어 전체 299석인 17대 국회의 여성의원은 적어도 40명 안팎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이 총선을 이끌 당대표로 박근혜 의원을 선택하고 원내 2당인 민주당이 40대 추미애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단독 추대하는 등 달라진 정치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주요 정당의 사령탑을 여성이 맡음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이들의 활약여부가 또 하나의 관심거리가 돼 정치패러다임의 변화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같은 현상은 여성정치인 상당수가 출신 배경과 학맥, 사회 경력 면에서 일반 여성대중과 유리된 ‘여성귀족’의 모습을 띠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과거 1인 보스의 배려로 정치권에 입성한 여성들이 그동안 자리를 대물림하면서 그들만의 목소리를 주로 대변하는 등 태생적 한계를 벗지 못한 점도 또 다른 부정적 원인이 되고 있다.

학계 등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은 이런 점에서 17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진출하는 여성들이 길을 제대로 닦아 여성의 조기 진출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성을 떠난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당적인 자세로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