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바친 연애 끝난 기분”
“모든 걸 바친 연애 끝난 기분”
  • 충청매일 제휴/뉴시스
  • 승인 2015.08.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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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랑하는 은동아’ 지은동 役 김 사 랑
공백기 4년만에 복귀…“연예인이라는 직업에 지쳐 있었다”
이번 작품서 기존의 화려·섹시 이미지와 정반대 인물 연기

2010년 평균 시청률 35%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던 SBS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 이후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극본 백미경·연출 이태곤)로 복귀하기까지 공백기 4년 동안 탤런트 김사랑(37)은 “배우를 그만 두고 다른 일을 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시크릿 가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광고 몇 개 찍고, 해외로 화보 촬영을 다녀오니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흘렀다. 예쁜 얼굴과 몸매 덕에 지금까지와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는 있었지만 “같은 건 그만 하고” 싶었다. 결정적으로 김사랑은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에 지쳐 있었다.

“피곤하고, 지치고, 왜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상태였어요. 배우로서 뭔가 특별히 하고 싶지도 않고, 어떤 캐릭터를 내가 꼭 해야겠다는 생각도 안 들었고요. 대중의 사랑을 받고 또 찾아 주셔야 할 수 있는 게 이 직업이잖아요. 오래 쉬다보니까 막연히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차에 ‘사랑하는 은동아’의 ‘지은동’을 만났다. 기억상실증에 걸려 과거를 모두 잊었지만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첫사랑 ‘지은호’(주진모)를 만나 기억을 찾아 가는 인물이었다.

“있을 수 없는 판타지 같은 순수한 사랑이 주제잖아요. 제가 ‘첨밀밀’, ‘원데이’, ‘노트북’ 같은 영화를 좋아하거든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그 영화들이 떠올랐어요. 드라마 제목도 촌스럽고 소설 제목 같아서 좋았고요. 뭔가 나한테 용기를 주고 힘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하게 됐죠.”

김사랑은 ‘지은동’으로 기존에 자신이 선보였던 화려하고 섹시한 이미지와는 정 반대의 인물을 연기했다. 전작 ‘시크릿 가든’에서 비싼 옷과 화려한 액세서리, 힘 준 머리 스타일과 화장으로 치장했던 것과는 달리 기본만 한 화장과 최대한 몸매를 가리는 수수한 옷을 입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자신 때문에 하반신 불수가 됐다고 하는 남편 ‘최재호’(김태훈)와 정신 차려 보니 낳은 아들 ‘라일’(박현수)을 대필 작가 일을 하면서 챙기는 아내이자 엄마 ‘지은동’을 연기하는 것은 김사랑에게 외적인 변화보다 더 큰 도전이었다.

패셔니스타, 스타일 아이콘,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계 대표 핫바디 등의 수식어로 표현되던 김사랑은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기억을 잃은 사람의 혼란스러움과 절절한 멜로 연기, 10살 아들을 둔 엄마의 마음까지 표현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마지막 회까지 정말 힘들었어요. 기억이 30%, 50%, 80% 돌아왔을 때는 각각 어떤 감정일까.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되지. 놓치고 가는 감정이 없었으면 해서 1화부터 대본을 다시 읽는 걸 반복했고, 10대 은동이(이자인)의 눈빛과 말투를 계속 떠올렸어요. 혹시 화면에 제가 보이지 않더라도 그 감정은 잡고 가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신경을 쓰니까 살이 쭉쭉 빠지더라고요.”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김사랑은 다시 해도 이번처럼 열심히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연애도 모든 걸 바치고 나면 끝이 좋지 않더라도 후회가 없듯, 그에게 ‘사랑하는 은동아’는 그런 작품이다. “막 홀가분하지는 않지만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데 힘들지는 않고 그냥 최선을 다 한 느낌이에요.”

잠깐 그만 두려고까지 생각했던 ‘배우’라는 직업을 다시 할 수 있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

김사랑은 앞서 ‘사랑하는 은동아’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가 끝나고도 배우를 계속 하고 싶은 열정이 남아 있다면,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작품이 끝난 뒤 “또 다른 작품에 몰입해서 빨리 하고 싶다”는 욕심이 처음으로 생겼다.

“많은 분들에게 계속 연기를 해도 된다고 허락을 받은 느낌이에요. 캐릭터로 사랑받는 기분을 처음 알게 됐고, 제가 열심히 하니까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이런 열정이 있을 때, 공백기 없이 또 찾아뵙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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