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여성시대’ 자리 지켜…서경석, 다섯번째 남자 파트너로 합류

▲ MBC 표준FM ‘여성시대’ 진행을 맡은 양희은과 서경석.

“TV를 보다 보면 그 현란함 때문에 진실을 못 볼 수 있는데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말과 말 사이의 호흡에 사람들의 진실과 거짓을 다 읽을 수 있어요. 라디오가 좋은 건 TV보다 더 솔직하기 때문입니다. 사는 것에 덧칠할 필요가 없는 매체가 라디오에요.”

17년간 MBC 표준FM(95.9MHz) ‘여성시대’의 진행을 맡은 양희은(63)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 마음 속에는 라디오가 콕 박혀있다”며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양희은은 ‘여성시대’ DJ를 처음 맡았을 때를 회상하면서 “당시만 해도 가정폭력과 관련된 사연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사연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가정폭력이 줄어들지는 않았겠지만, 피해여성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그들이 찾아갈 쉼터가 생기고 지원이 늘어났기 때문에 ‘억장이 무너져’ 쓰는 편지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방송 초반에는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마음에 무거운 짐을 지곤 했다는 양희은은 “차마 편지조차 쓸 수 없는 누군가는 사연을 들으며 나와 같은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연대를 느낄 수 있게 된다”며 “보이지는 않는 거대한 연대가 생기는 것을 이 자리에서 사연을 통해 보게 된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여성시대’의 40주년과 개그맨 서경석(43)의 합류를 계기로 열렸다.

1975년 4월 임국희가 진행을 맡은 ‘11시의 희망음악’으로 시작된 ‘여성시대’는 88년 4월 이종환이 DJ를 맡으며 ‘여성시대’가 됐다. 봉두완, 이효춘, 이덕화, 손숙, 변웅전 등이 진행을 맡아왔다.

양희은은 1999년부터 정한용, 김승현, 전유성, 송승환, 강석우 등 남자 파트너를 바꾸어가며 ‘안방마님’의 자리를 지켰다.

다섯 번째 짝꿍인 서경석은 역대 최연소. 이날 자리에 함께한 서경석은 “방송한 지 20년이 되어가면서 어딜 가든 제가 리드를 해야 했는데 양희은이라는 ‘큰 산’에 기댈 수 있어 부담이 적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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