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훈 대전대 청주한방병원 침구·재활3과 교수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2014년 말 2천만대를 넘어 운전을 할 수 없는 20세 미만의 연령을 제외하면 국민 2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한 것입니다. 도로위의 자동차 수가 증가함에 따라 하루 평균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약 600여건, 이에 따른 부상자는 약 900명에 이르러 이로 인한 물적, 인적 피해도 상당히 큽니다. 교통사고는 사전에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나만 조심한다고 완벽하게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후유증이 남지 않도록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편타손상(鞭打損傷, whiplash injury)이란 자동차 사고에 의한 충격이 탑승자의 목에 전달되어 발생된 상해에 의한 임상증상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는 사고 발생시 충돌과 함께 급격한 가속과 감속이 짧은 시간에 일어나 목이 뒤로 과도하게 젖혀졌다가 다시 강하게 앞으로 숙여지는 과정에서 목 주위의 근육, 힘줄, 인대, 추간판, 경추 등 조직들이 손상을 입는 경우입니다.

이로 인하여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목의 통증과 굴신, 회선 등의 운동제한을 기본으로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눈의 피로감이나 시야의 흐려짐, 어깨와 팔의 통증 또는 저림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사고 시에 좌석의 머리받침이나 핸들,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가벼운 뇌진탕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증상 중 머리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은 편타손상과 뇌진탕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유발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고 직후 및 초기에는 사고 형태나 경중을 떠나 경추부의 X-ray 검사를 시행하여 급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골절이나 심각한 손상의 유무를 파악합니다.

급성적인 심각한 손상이 발견되지 않고 신경학적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안정을 취하고 보존적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며, 시일이 경과하면서 호전되지 않고 증상이 오히려 악화되거나 신경학적 징후가 나타난다면 CT 또는 MRI 등의 정밀검사를 진행하여 X-ray로 발견되지 않는 손상부분을 찾아 치료방향과 기간을 설정하게 됩니다.

한방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은 가벼운 접촉사고나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편타손상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증상이 심하더라도 영상의학검사상 특이소견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 1차적으로 외과적 치료를 받은 이후 증상이 남은 경우도 많습니다.

편타손상은 한의학적으로 경부상근(頸部傷筋), 염좌상(捻挫傷), 어혈증(瘀血證) 범주에 해당합니다. 손상부위가 붓고 멍이 드는 것과 국소적인 혈류저하로 나타나는 통증, 저림 등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증상도 어혈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편타손상의 한의학적 치료는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되며, 일반적인 물리치료를 시행하기 어려운 국소부위나 물리치료 자극으로 쉽게 해소되지 않는 증상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침과 뜸은 국소 혈류를 증가시키고 염증산물 대사를 촉진하여 회복을 도우며, 진통, 온열효과를 나타내어 증상을 완화합니다. 부항치료는 긴장을 해소하면서 노폐물의 피부배출을 촉진하고, 사혈과 함께 시행되는 습식부항은 담음 및 어혈을 제거하여 통증을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약침치료는 침에 약물의 효과를 더한 것으로 경혈이나 손상부위에 정제한 약물을 주입하여 침의 치료효과를 지속함은 물론, 해당 약물의 효과를 복합적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추나치료는 긴장된 근막과 근육을 이완하고 미세하게 변위된 관절을 교정하여 목과 머리로의 혈류를 원활하게 합니다. 한약은 대체로 어혈을 해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처방되며,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긴장을 해소하고 통증을 완화하며 손상부위의 회복을 빠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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