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명 시인 , 충북예술고 교사

지구는 공전을 합니다. 그런데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욺으로 해서 지구에서 볼 때는 해 뜨는 높이와 길이가 계속 달라집니다. 이렇게 해서 4계절이 생겨나죠. 그런데 문제는 이런 지구의 조건이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결정짓는다는 것입니다. 4계절이 생기기 때문에 지구의 자전축만큼 기운 그 높이의 위도에는 4계절이 뚜렷해지고, 그로 인하여 그 지역에서 문명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세계지도를 펴놓고 보면 북위 25도와 45도 사이에 세계 4대 문명 발상지가 나타납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바로 이 지역을 황금횡대라고 합니다.

상식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역사 초기에는 무당이 왕이었습니다. 그 무당들은 세상의 질서를 읽는 능력이 있었고, 그 능력을 하늘이 부여했다고 모든 사람이 믿었습니다. 거기서 권력이 나오고 이 권력은 곧 고대국가로 접어들면서 왕권이 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왕조는 망하지만 왕권이라는 형식은 변하지 않고 왕조를 바꾸어가며 계속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한 나라 이후 왕권은 맏아들이 이어받는 형식으로 굳어지지만, 그런 형식이 굳어진 이후에도 왕위에 오르는 존재는 계속해서 그런 질서를 흔들곤 합니다. 바로 이런 권력 교체의 내면에는 그런 권력을 낳는 어떤 힘이 작용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입니다.

그러면 그 힘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바로 무당이라는 것입니다. 무당은 우리말이고, 학계에서는 샤먼이라고 하죠. 샤먼은 시베리아의 무당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소련이 공산화하면서 거의 멸종 위기까지 간 존재들입니다. 오직 우리나라 특히 남한에만 진정한 의미의 무당이 오늘날까지 이어집니다. 그런데 굳이 우리가 샤먼이라고 부를 이유가 있는지 참 이해가 안 갑니다. 그냥 무당이라는 말이 가장 좋습니다. 무당은, 말 그대로 하늘에게 뜻을 묻는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묻앙입니다.

이 책은 이런 권력 변화의 배후에 있는 샤먼 세력의 이동을 찾아서 분석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세력이 세계 각지로 뻗어가면서 왕조가 성립한다는 것인데, 그 세력의 기원으로 지중해로 잡았습니다. 그리스의 신들이 세계 각지로 뻗어가면서 왕조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동은 극동까지 와서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과정이 재현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각 왕조와 왕들의 이름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나 페르시아 왕들의 이름과 같다는 주장까지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역사 상식으로 보기에는 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주장입니다만, 실제로 책을 읽어 보면 정말 그럴 듯하다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엄청난 상상력이 역사에 작동하게 되어 그 큰 변화를 감당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기존의 역사를 얼마나 새롭게 재해석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 신선함마저 느껴져 한 번쯤 읽으면서 역사의 상상력이 주는 상쾌한 여행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추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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