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소비자 조사

2004년, 나영화씨는 동성 친구와 함께 극장을 찾아 TV 영화전문 채널에서 본 개봉작 소개를 떠올리며 매표소에서 표를 샀다. 2014년, 감상문씨는 점찍어둔 영화가 인터넷에서 괜찮게 평가받고 있는지 검색해 본 뒤 스마트폰에서 표를 예매해 아내와 함께 극장을 찾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999년부터 해마다 하는 ‘영화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바뀐 극장가 영화 관람 풍토를 가상으로 구성해 보면 이렇다.

 ◇동반자는 친구→배우자

5일 영진위가 전국 15∼59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4 영화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영화 선정을 위한 정보를 취득하는 경로는 인터넷이 47.9%로 TV(22.9%), 주변인(12.5%)보다 높았다.

2004년 조사에서는 TV를 주요 정보원이라고 답한 관객이 37.4%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은 2014년 조사의 절반에 못 미치는 20.5%였다.

함께 영화를 보는 사람도 달라졌다.

2004년에는 동성 친구(34.3%)와 영화를 본다는 응답자가 배우자(29.6%), 이성친구(27.3%)와 본다는 응답자보다 많았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는 배우자와 본다는 응답자가 36.0%로 동성친구(19.1%)와 연인(14.0%)을 크게 앞질렀다. 응답자 가운데 기혼자의 비중이 2004년 54.4%, 2014년 53.3%로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도 변화가 컸다.

영화 입장권 구입 방법도 10년 새 많이 달라졌다. 예전 조사에서는 관람 당일 극장에서 표를 산다는 응답자가 75.9%에 달했고 인터넷 예매는 14.9%, 전화 예매는 3.4%였다.

최근 조사에서는 당일 극장에서 표를 사는 관객이 여전히 가장 많기는 했지만 그 비중은 33.5%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인터넷 예매 비중은 27.6%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고 전화 예매가 순위권에서 사라진 대신 모바일 예매(13.5%)가 새로 등장했다.

예전 조사에는 없었던 특수 상영관 체험에 관한 항목이 새로 포함된 것도 변화상이다.

지난해 아이맥스 영화를 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37.6%였고 디지털 3D 입체영화는 46.4%, 디지털 4D 영화는 18.3%였다.

응답자들은 이런 상영관이 수준 높은 영상이나 흥미 측면에서 만족스럽지만, 안경 착용의 번거로움과 높은 가격은 불만이라고 답했다.

◇영화 고르는 기준은 ‘줄거리’

극장 관객들에게서 10년 동안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다. 가장 선호하는 영화 국적은 2004년(55.9%)에도, 2014년(58.5%)에도 한국 영화였고 미국 영화(2004년 28.2%, 2014년 31.9%)가 그 뒤를 이었다. 영화를 고르는 기준도 ‘줄거리(스토리)’로 변함없었다. 줄거리를 보고 영화를 고른다는 관객은 2004년 89.3%, 2014년 90.4%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고려하는 응답도 71%대로 10년간 비슷하게 유지됐다.

다만 배우를 보고 고른다는 응답은 60.8%에서 73.8%로 다소 늘었다. 주로 보는 장르도 ‘액션’(2004년 26.3%, 2014년 28.3%)이 가장 높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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