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청주청원도서관 사서

정유정은 현재 대한민국 문단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한명이다.

그녀는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와 1억원 고료의 세계문학상을 받고 작가로서의 꿈을 이뤄준 ‘내 심장을 쏴라’를 비롯해 ‘7년의 밤’, ‘28’까지 작품을 출간할 때마다 돌풍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특히 ‘7년의 밤’과 ‘내 심장을 쏴라’는 영화로 제작중이거나 이미 제작이 됐을만큼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히말라야 환상방황’은 그동안 흥미진진한 내용 전개와 더불어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이있는 탐구로 무겁지만 흡인력 있는 장편소설을 연이어 내었던 그녀가 출간한 첫 에세이집이다.

책은 자기안의 ‘욕망’이라는 엔진이 꺼져버려 자신의 세계를 잃은 작가가 당혹을 넘어 공포를 느낀 후 생존이라는 절실함을 가지고 2013년 9월 한 달에 걸쳐 감행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종주기를 일기 형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자신을 등단시킨‘내 심장을 쏴라’의 주인공 승민이가 눈멀어가던 순간까지 그리워하던 신들의 땅. 그 특별한 곳에서 세상에 다시 맞설 용기를 얻기 위해 떠난 여행은 쉽지 않았다. 열악하고 힘겨운 외부환경 뿐 아니라 고산병으로 죽음과 맞대면하는 순간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풍경 속에서 파생된 옛 기억들을 떠올리고 가슴 깊이 숨겨뒀던 상처들을 하나, 둘 꺼내 마주하고 치유하고, 자기 자신과 온전히 만나는 특별한 순간들을 경험하며 드디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개 ‘쏘롱라패스’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준비해간 타임캡술을 묻으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세상으로 돌아가 다시 내 인생을 상대할 수 있을까.

목소리가 대답해왔다.

죽는 날까지.” p.186

작가는 그 답을 안나푸르나의 답이라 믿으며 여정을 계속한다.

그녀의 히말라야 여행기는 솔직 발랄하며 유머가 넘친다. 쉽게 읽히고 그 곳에 함께 있는듯 단숨에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그녀가 종주과정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고 이전의 소설들처럼 묵직한 여운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생각하게 한다. 그녀가 안나푸르나로부터 들었던 대답은 ‘나로서 내 인생을 살기위해 진정한 나를 마주하기 위한 용기와 믿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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