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4일만에 300만 달성…‘명량’ 못지 않은 성과

예상대로 였다. 영화 자체가 워낙 강력하기도 했고 일찌감치 다른 영화들이 백기를 든 상태였기 때문에 적수도 없었다. 주말 동안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감독 조스 웨던)을 본 관객이 280만명을 넘겼다. 300만 관객을 달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나흘이었다. 지난 26일까지 이 영화를 본 관객은 350만명에 육박한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두 번째로 300만 관객을 넘긴 ‘스물’이 이 기록을 달성하는 데 한 달에 가까운 시간(29일)이 걸린 걸 생각하면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흥행세는 경이롭다.

‘장수상회’(감독 강제규)는 100만 관객을 넘겼다. 개봉 18일 만이다. 이걸 ‘체면치레’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강제규 감독은 ‘분노의 질주:더 세븐’과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차례로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같은 날 개봉한 한국영화 ‘약장수’(감독 조치언)는 주말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정면승부! 로봇아빠의 역습’(감독 타카하시 와타루)은 4위였다. 이런 순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실 이번 주 박스오피스는 ‘어벤져스’가 얼마나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4~26일 ‘어벤져스2’가 동원한 관객은 281만9천112명(1천843개 스크린, 2만8천987회 상영)이다. 누적관객수는 344만4천800명. 이와 비슷한 흥행 기록을 가진 영화는 지난해 여름 개봉한 ‘명량’(감독 김한민)뿐이다. ‘명량’이 개봉 후 나흘 동안 끌어모은 관객은 351만237명(수-목-금-토)이다. 물론 기현상이라고 부를 정도인 ‘명량’의 흥행세만큼은 아니지만, ‘어벤져스2’가 외국영화라는 점과 영화 소재가 국내 관객에게는 생소한 ‘마블 코믹스’라는 것을 고려하면 ‘어벤져스2’의 성공은 ‘명량’에 못지 않은 성과로 볼 수 있다.

‘어벤져스2’는 주말 내내 매진 행진을 했다. 토요일 모든 시간대와 일요일 낮 영화까지, 게다가 일요일 밤 영화까지 모두 매진됐다. 1천843개 스크린은 이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고려할 때 전혀 많은 게 아니었다. 그렇게 개봉 후 나흘 동안 ‘어벤져스2’가 벌어들인 돈은 300억원이 넘는다(300억69만원).

언론 시사 후 ‘어벤져스2’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모든 면에서 전작 ‘어벤져스’(2012)보다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가 있었던 반면, 오락영화로서의 쾌감은 여전하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확장으로 이야기가 점점 복잡해져 관객이 이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판단은 관객이 하는 것. 관객은 만장일치에 가깝게 ‘어벤져스2’의 비교불가능한 오락성에 손을 들어줬다.

이 추세라면 1천만 관객 달성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5월 초가 황금연휴 기간(5월 1~5일)인데다가 이 시기까지 이렇다할 경쟁작이 예고돼 있지 않아 ‘어벤져스2’의 흥행이 무풍지대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가 지나면 600만 관객은 거뜬히 넘기지 않을까.

◇어벤져스2,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반응

한편, 북미를 제외한 44개국에서 동시 개봉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주말 동안 기록한 매출액은 2억100만 달러(한화 약 2200억원)다. 이 영화를 만드는 데 들어간 금액이 2억5000만 달러이니 개봉 나흘 만에 본전을 뽑은 셈이다.

영화는 북미 현지에서 다음달 1일 개봉한다. ‘어벤져스2’가 사상 최대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롭다. ‘해리 포터와 마법의 성물-파트2’가 9천107만1천119달러(한화 약 990억원)로 이 부문 1위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2012년 개봉한 ‘어벤져스’(감독 조스 웨던)의 후속작이다. 전작은 국내에서 7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았고, 전세계에서 15억달러(한화 약 1조6천억원)가 넘는 수입을 올렸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헐크, 토르, 블랙위도우, 호크 아이 등 마블의 영웅들이 함께 등장하는 작품이다.

◇아, 강제규…장수상회 100만 관객 성공

300만 관객의 주인공은 ‘분노의 질주:더 세븐’이 아닌 ‘장수상회’일 거라고 예상했으나 그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일주일 먼저 달리기 시작한 ‘분노의 질주:더 세븐’(개봉일 4월 1일)을 강제규 감독은 따라잡지 못했다. 영화가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면서 100만 관객도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지난 24~26일 8만6천160명이 이 영화를 봐 ‘장수상회’는 가까스로 100만 관객을 넘겼다.

강제규 감독은 ‘분노의 질주’와 ‘어벤져스2’의 흥행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한 때 할리우드 진출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갔던 그다. 블록버스터의 틀 안에서 한국영화의 세계적 확장을 꾀하던 그다. 강제규의 차기작은 다시 한 번 ‘장수상회’처럼 말랑말랑한 영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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