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뢰한’ 전도연

영화 ‘무뢰한’으로 칸 국제영화제에 네 번째로 입성하게 된 배우 전도연은 23일 “칸 영화제는 갈 때마다 부담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도연은 이날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무뢰한’ 제작보고회에서 “경쟁 부문이 아니기는 하지만 칸은 항상 긴장을 하게 하는 영화제”라고 말했다.

전도연은 올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받은 이 영화로 네번째 칸 영화제에 가게 됐다.

그는 앞서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아 ‘칸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2010년 ‘하녀’로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오승욱 감독은 “초청됐다는 전화를 받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두 주연배우의 연기나 스태프들의 노고에 조금이라도 자신감 준 것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저는 처음이라 얼떨떨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무뢰한’은 형사 정재곤(김남길)과 살인자의 여자 김혜경(전도연) 사이의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다. 전도연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김혜경은 희망을 꿈꾸지도, 사랑을 믿지도 않는 여자라고 믿었다”며 “그러나 촬영하면서 누구보다도 사랑을 꿈꾸고 그 안에서 살고 싶어하는 여자라 생각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거친 세계에서 마음 안에 유리를 안고 사는, 꿈을 꾸는 김혜경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누아르 장르에서 여성은 대상화돼 보이기 쉬운데 진짜 여자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이번 영화에서 의상 콘셉트를 짜는 데 참여하고 실제 촬영 의상을 직접 마련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 준비한 옷도 있지만 결혼식 ‘민폐 하객’으로 꼽힌 적이 있는 빨간 드레스 등 평소 입었던 옷들도 입었다”며 “배우로서 최고의 모습은 스크린에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영화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남길은 상대 배우이자 선배인 전도연을 ‘도연 누나’라고 부르며 “현장에서 숨쉬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있었던 배우”라고 추어올렸다.

그는 “상대 배우로 도연 누나가 정해져 있어 선택에 망설임이 없었다”며 “시나리오 중간에 다 읽기도 전에 무조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전도연 역시 김남길에 대해 “이전에는 사석에서조차 만난 적이 없었지만 전작들을 보면서 어떤 배우일까 궁금증이 있었다”며 “연기할 때 집중력이 좋고 김남길이 연기한 재곤이 있어 혜경이 더 여자처럼 보여서 고마웠다”고 화답했다.

김남길은 “‘무뢰한’은 누구나 무뢰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영화”라며 “액션 장면만 하더라도 합을 짜서 멋있게 보이려는 게 아니라 남자 둘이 실제로 싸우면 이렇게 하지 않을까 싶게 연기했다”고 소개했다.

오 감독은 “이 영화는 결국 멜로”라며 “왜 한국남자들은 어떤 결핍 때문에, 어떤 성장 과정 때문에 여자와 다른 남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투박한 사람이 됐나 묻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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