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경영학과 교수

디지털 기술 발달은 인간에게 혁신적인 편리함을 가져다 주고 있다. 반면에 피로감을 가져다 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디지털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가족 구성원간의 대화단절, 조직 구성원간의 의사소통 부족 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단편적인 지식과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용이하며 빨라졌으나 개인의 사생활 침해, 소외감이나 상실감의 증가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산업기술이나 스마트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짧은 기간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현재는 장기 불황기에 접어들어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우리의 근본은 무엇인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스스로 되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올바른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우리가 거쳐야 하는 과정 또는 통과해야 할 문(門)이 있다. 우선은 자기완성이다. 자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타인과 원만한 사회생활이 어렵다. 자기완성의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반성이다.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도 예외는 아니다. 자기성찰의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인문학 공부를 통한 인간의 존엄성 회복이다.

첫째, 인문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인문의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지식향연’이라는 강연에서 “우리는 스마트폰 배터리가 나가는 걸 가장 두려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이 파편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배달하면서 우리에게 ‘사고하지 않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비판적 사고는 온데간데없고 단편적 헐뜯기만 넘쳐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시대에 사고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생각의 근육을 단련하도록 해야한다.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문학관련 서적을 많이 읽고 읽는 다음 생각해 보고 삶에 적용하는 것이다. 성경과 논어 등은 생각의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기본 지침서가 될 것이다.

둘째, 글쓰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인문학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생각의 근육이 강화되거나 곧바로 삶에 적용하기까지는 만만하지 않다. 읽은 것을 자신의 말로 요약하고 소감을 글로 쓰는 과정자체가 지식과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이다. 글을 쓰면 생각을 조직화할 수 있고 통합할 수 있다. 글쓰기는 자신의 관점을 성찰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기회를 얻게 돼 자신만의 생각을 창의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셋째, 인문지식 공유하기이다. 인문서적을 읽었으면 주변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 주변 사람들과 토론하는 연습을 많이 하다보면 말 주변도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동료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자신이 깨닫지 못한 내용, 정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던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지식은 완전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밖으로 정확하게 표현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을 때 인문학의 가치는 더욱 빛나게 된다.

세상에는 생각의 근육을 키워주는 좋은 책과 자연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다만 우리는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등한시하고 미뤄왔던 것이다. 지금부터 인문고전을 읽으며 선현들의 지혜를 배우는 여유를 가져보자. 사람에 대한 공부인 인문학은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본으로 돌아가는 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시대 기업과 사회는 똑똑하고 전문성 있는 인재뿐 아니라 인(仁)과 덕(德)을 갖춘 ‘기본이 된 인간’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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