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들·친구2 이어 스물까지 세 작품 연속 손익분기점 넘어

지난해 말 충무로에서는 “‘기술자들’이 손익분기점을 넘은 것은 순전히 김우빈 덕분”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김우빈의 티켓 파워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도 했다.

모델 출신 배우 김우빈(26)의 첫 스크린 주연작인 ‘기술자들’은 연말 극장가 틈바구니에서 관객 256만명을 동원했다. 손익분기점이 250만명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앞서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친구2’(201년·297만명)도 손익분기점(250만명)을 넘었고,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스물’은 한동안 외화에 밀려 가뭄에 시달린 충무로에 단비를 내리며 손익분기점(150만∼160만명)에 다다랐다. 이 정도면 충무로를 이끌 차세대 주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이란다.

“아직 티켓 파워를 가질 처지는 아니죠. 제가 복이 있나 봐요. 사주에서 올해 잘 된다고 했는데…. (웃음)”

김우빈은 동갑내기 친구들과 함께한 영화 ‘스물’에서 잉여 백수 ‘치호’역을 맡아 기존의 반항아 이미지를 벗고 거침없이 망가졌다. ‘스물’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기술자들’ 촬영이 한창이었다. 바쁜 와중에 접한 시나리오였지만 “무리해서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고 했다.

“제 스무 살과는 다른 삶이지만 이상하게 치호의 마음을 알 것 같았고 또 알고 싶었어요. 애써 포장하기보다 정말 친구들이 겪는 마음을 솔직하게 풀어낸 것 같았죠. 안 하면 너무 큰 후회를 할 것 같았어요. 다른 배우가 해서 나중에 개봉해서 보면 땅 치고 후회할 것 같아서 바로 결심했죠.”

“숨 쉬는 것이 목표”인 극중 치호는 엉뚱함 그 자체다. 꿈도 없고, 오로지 여자만 밝히는 캐릭터다.

김우빈은 “대사가 많은데다 답이 안 내려지는 대사도 많아서 현장에 5∼6개, 많게는 10개 이상의 버전을 준비해 갔다”고 했다.

“저한테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저도 모르게 춤을 추고 있고 욕을 하고 있고 들떠 있었죠. 이런 게 새롭고 신났어요. 치호처럼 까불 수 있는지는 처음 알았어요.”

‘스물’을 통해 얻은 큰 수확은 함께 출연한 그룹 투피엠(2PM)의 이준호와 강하늘이다. 세 명이 “어느새 진짜 친구가 돼” 있었던 덕분에 촬영장에서도 “친구끼리 친구 연기를 할 때 나오는 특별한 호흡”이 있었단다. 이병헌 감독도 특별한 지시 없이 “너희가 알아서 놀아”라는 식으로 이들을 풀어놨다고 했다.

“행복했어요. 굳이 얘기하자면 웃음을 참는 게 힘들었죠. (웃음) 좋은 친구 두 명을 얻었죠. 자꾸만 생각나고 저희끼리 매일 연락해요.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다들 그렇게 수다를 떨어요. 오늘은 인터뷰 때문에 아직 휴대전화를 확인 못 해봤는데 아마 분명히 (메시지가) 와 있을걸요? (웃음)”

‘절친’이 된 세 동갑내기 배우의 찰떡 호흡에 이 감독의 ‘말맛’이 더해진 ‘스물’은 시종일관 관객을 웃기고 또 웃긴다. 비록 ‘분노의 질주: 더 세븐’에 박스오피스 1위를 내주기는 했지만 비수기 극장가에서 나름의 ‘쌍끌이 흥행’을 기대해 볼만하다. 아직 ‘흥행 보증 수표’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2년도 안 된 짧은 기간에 영화 세편을 통해 본인의 가능성을 충무로에 확실하게 알린 김우빈.

현재 영화와 TV 드라마 양쪽에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김우빈은 “특이한 외모를 개성으로 받아줘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제 현실을 알기 때문에 제게 걸맞은 옷을 찾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옷도 눈대중으로 보고 사면 잘 안 맞을 때가 있잖아요. 집에서 혼자 나름대로 입어보면서 어깨는 맞는지, 팔은 맞는지 재보고 거울도 봐요. 그중 가장 맞춤옷 같은 옷을 찾고 있어요. 찾자마자 이 옷 잘 어울리는지 보여 드리고 싶어요. (웃음)”

김우빈은 “예전에 선택의 폭이 좁았을 때 순수한 마음으로 선택했던 기준을 간직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작품이 잘될까, 안될까 그런 계산을 최대한 안 하려고 해요. 순수한 마음으로 결정하려고 하고 있어요. 마음이 끌리는지, 조금 더 알고 싶은지…. 지금까지는 다 그랬어요. 그 마음을 간직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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