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이트 갓’ 내달 2일 개봉...작년 칸영화제서 시선대상 받아

둘도 없는 친구인 개 ‘하벤’을 위해 자신의 저녁을 내주는 것은 물론 화장실 욕조에서도 기꺼이 잠을 청하는 13세 소녀 ‘릴리’(조피아 프소타).

하지만 하벤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릴리의 아버지는 순종이 아닌 잡종견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정부 정책을 핑계로 세금을 낼 수 없다며 하벤을 길에 내다버린다.

릴리는 하벤을 찾아 방황하고, 혼자 남겨져 이리저리 거리를 떠돌던 하벤은 유기견보호소 직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가 투견대회 때문에 팔려가 혹독한 훈련을 받는 등 학대를 당한다.

결국 인간을 적대시하게 된 하벤은 다른 유기견들의 우두머리가 돼 자신을 이용하고 핍박했던 인간들에 대한 복수를 시작한다. 수백 마리의 개들이 텅 빈 도로로 쏟아져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헝가리 영화 ‘화이트 갓’은 버려진 개들의 역습에 관한 얘기다.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은 “인간의 사악함으로 가득한 사회에서 영감을 얻어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한때는 반려견으로 사랑받았지만 지금은 길가에 버려져 인간에게 이용당하거나 학대당하는 신세가 된 개들의 모습은 사회에서 차별당하고 착취당하는 소외계층의 모습을 은유한 것이기도 하다.

‘헝가리 광시곡’이 비장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동유럽 특유의 서늘한 색채가 짙게 깔린 영화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어 꽤나 잔인하고 섬뜩하다.

스토리 구조는 다소 빈약하지만 인간에게 핍박받은 유기견들이 일제히 보호소에서 쏟아져 나와 도로를 내달리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다.

이 장면뿐 아니라 개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컴퓨터그래픽이 아니라 전부 개들이 직접 ‘연기’한 모습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 영화에 등장한 250여마리의 개는 모두 유기견이다. 엔딩 크레디트를 각자의 이름으로 빼곡히 채운 개들은 영화 촬영이 끝나고 모두 입양됐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받았다. 다음달 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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