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EXID 이어 크레용팝 가세

유튜브·SNS 통한 입소문 마케팅

신인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

이벤트성 탄로나면 되레 역효과

 

길거리 공연은 홍대 앞 인디 신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최근 아이돌 그룹들이 잇따라 거리로 나서고 있다.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민아는 솔로 데뷔 앨범 ‘나도 여자예요’ 쇼케이스를 지난 16일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펼쳤다. 민아와 소속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가 밝힌 가장 큰 이유는 초심(初心)으로 돌아가기 위한 것.

민아는 이날 “6년 전(무명시절)에는 엠프 하나 들고 여기 왔어요”라면서 “차 안에서 기다리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말했다.

드림티엔터테인먼트는 “민아가 데뷔 전 명동과 홍대 거리에서 무대 예행연습을 했던 추억을 재현하며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 열정을 불태우겠다는 의지로 거리 쇼케이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민아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6년 전 데뷔를 앞두고 교복을 입은 채 명동 거리에서 비욘세의 ‘이러플레이서블(Irreplaceable)’을 열창한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날 무대에 오르기 전에도 스크린에서는 이 영상이 계속 흘러나왔다.

이처럼 유튜브, SNS 등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입소문)이 중요해지면서 길거리 공연이 가요계 홍보의 중심 축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SNS를 뜨겁게 달군 그룹 ‘이엑스아이디’(EXID)가 대표적이다. EXID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게재된 ‘위아래’ 직캠(팬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 SNS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입소문을 탔다. ‘위아래’는 앞서 8월에 발표됐는데 당시 반응이 전무했다. 그러나 직캠의 영향으로 4개월만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활동을 접었던 EXID는 덕분에 ‘강제 컴백’을 했다.

직캠은 정제된 방송 영상보다 한층 실감난다. 중견 가요기획사 홍보팀 관계자는 “노래 자체의 사운드 질은 떨어지지만 팬들이 보고 싶은 특정 멤버, 특정 춤 등이 클로즈업되고, 주변의 반응하는 소리도 그대로 전달되면서 SNS 이용자들이 생동감을 느낀다”고 봤다. 이에 따라 직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신인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열리고 있다. 좁은 문을 뚫고 기회를 잡아도 시청률 5% 안팎에 고작 3분 분량밖에 할당받지 못하는 TV 음악프로그램에 비하면 길거리공연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매력적인 창구다.

마음껏 끼를 발휘하면서 자신들의 실력을 보여주고 운이 좋으면 직캠을 통해 입소문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스트’ ‘포미닛’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씨엘씨(CLC)’가 대표적 보기이다. 데뷔 전부터 버스킹을 통해 실력을 알려왔다.

지난 18일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쇼케이스를 펼치기 전 공연장 앞 공터 간이무대 위에서 버스킹 공연을 선보였다. 멤버들은 키보드와 어쿠스틱 기타 등 악기를 연주하며 케이티 페리의 ‘로어(ROAR)’, 아델의 ‘롤링 인 더 딥’(Rolling in the depp)’을 불렀다.

이밖에 홍콩 액션스타 청룽이 키우는 신인 보이그룹 ‘JJCC’를 비롯해 걸그룹 ‘피에스타’ ‘위대한 탄생’ 출신 가수 에릭남 등이 길거리 공연에 나섰다. 아이돌은 아니지만 보컬그룹 ‘VOS’도 길거리에서 자신들의 노래를 알리는 중이다.

2년 전 무명이었던 자신들을 알리기 위해 길거리 공연도 마다하지 않았던 걸그룹 ‘크레용팝’도 길거리로 돌아왔다. 21일 오후 8시 동대문 두타 광장에서 컴백 쇼케이스를 열고 발매 예정인 신곡 ‘FM’ 무대를 처음 공개한다. 오는 22일에도 명동, 코엑스, 홍대 등에서 게릴라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길거리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발성과 자연스러움이다. SNS 이슈 몰이만 겨냥해 이벤트성 길거리 공연을 하는 게 ‘탄로’나면 되레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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